국내 유통업계가 장기간 지속된 내수 부진과 고환율 등의 여파로 시름을 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이 채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막막한 대외환경 속에서 유통업계는 부동산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본업 부진으로 떨어진 체력을 만회하기 위한 든든한 안전자산 마련이 목적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최근 국내 유통기업들의 다양한 부동산 투자와 운용전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삼양식품이 부동산 자산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히트상품인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풍부해진 유동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모양새다. 삼양식품은 작년에만 서울 핵심상권인 중구에 부동산을 매입하고 밀양에 신공장을 잇따라 건설하며 사상 처음으로 유형자산 규모가 1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작년 5월 본사 사옥 활용을 목적으로 서울 중구에 위치한 건물과 토지를 2270억원에 사들였다. 이어 같은 해 6월에는 수출 전진기지로 밀양 2공장을 준공하면서 삼양식품의 유형자산은 2024년 말 7586억원에서 작년 3분기 1조801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그동안 삼양식품의 주요 유형자산은 선대 회장 때부터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 대관령 일대의 목장 부지와 원주, 밀양 공장 등이 전부였다. 하지만 작년 공격적인 자산 매입을 통해 삼양식품의 유형자산 규모는 오리온(1조6687억원), 농심(1조5497억원) 등 다른 경쟁사들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삼양식품이 자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었던 건 뛰어난 이익창출력이 바탕이 됐다. 실제 삼양식품의 면스낵 수출액은 2022년 6027억원에서 2024년 1조3064억원으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그 결과 같은 기간 연결 영업이익도 862억원에서 3238억원으로 3.7배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삼양식품의 곳간에도 두둑한 현금이 쌓였다. 삼양식품의 작년 3분기 기준 자본유보율은 2775.7%에 달한다. 이는 설립 이후 벌어 들인 이익이 자본금의 약 28배까지 누적됐다는 의미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40.57%로 식품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농심의 ROE는 5~6%대 수준이 불과하다.
특히 작년 삼양식품이 준공한 밀양공장은 향후 글로벌 수출 확대의 전초기지 역할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사실 삼양식품은 그간 밀양 1공장만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가 벅찼다. 밀양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향후 수출 물량 확대와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현금은 많은데 수익이 안 나는 기업은 부동산을 매입해서 재무제표를 개선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며 "다만 삼양식품의 이번 유형자산 매입은 자본적지출에 가까운 투자인 데다 재무적으로 부담도 덜해 늘어난 자산이 더 큰 이익 창출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유형자산 확대는 글로벌 수요 폭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생산 거점 확보 및 사업 인프라 고도화의 일환"이라며 "이번 자산 확보를 기반으로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지배력 공고 등 향후 사업 확장과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투자가 실질적인 이익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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