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SK그룹이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수술대에 올린다. SK이터닉스 매각과 함께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관련 사업을 묶어 재편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최태원 회장과 사촌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교통정리 성격의 리밸런싱으로도 풀이된다. 그동안 최태원 회장의 SK이노베이션은 신재생에너지사업에서 사업 영역이 겹치는 최창원 부회장의 SK이터닉스 탓에 드라이브를 걸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KKR을 최근 선정했다.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한 SK이터닉스 경영권 지분 30.98%를 팔고 SK이노베이션 E&S와 SK에코플랜트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매각할 예정이다. SK이터닉스 지분을 포함한 총 매각가는 1조8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SK는 이후 KKR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을 만들고 사업을 이어나갈 방침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업재편은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의 빅딜로도 해석된다. KKR과 패키지 딜 이후 구성되는 합작사의 사업주체는 SK그룹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창원 부회장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최창원 부회장이 떨어져 나가면서 최태원 회장은 관련 사업에서 온전히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SK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크게 최태원 회장의 SK이노 E&S, SK에코플랜트와 최창원 부회장의 SK이터닉스로 구분돼 운영됐다. SK이노 E&S는 국내 최대 민간 종합에너지 기업이지만 SK이터닉스와의 사업 중복 탓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드라이브를 거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료전지 사업이 대표적이다. SK이터닉스 탓에 SK이노 E&S가 사업에 크게 힘주지 못했다는 게 SK이노 E&S 내부 관계자 평가다. SK이터닉스는 블룸에너지의 발전용 연료전지에 대한 국내 주기기 판권 보유하고 있다. 2021년 청주에코파크(20MW)를 시작으로 5개 사업장(89MW)을 운영한다. 공사 중인 3개 사업장(111MW)이 준공되면 누적 8개 사업장 200MW를 운영하는 것이다. 국내 유력 석유화학기업 롯데케미칼의 올해 캐파가 60MW인 점을 고려하면 SK이터닉스의 사업 확장 속도는 빠른 편이다.
반면 SK이노 E&S는 20MW의 강동연료전지 사업만 하고 있다. 연료전지의 원료가 되는 부생수소를 연간 3만톤(t) 생산하고 있으나 사업 규모는 작다. 연료전지뿐만 아니라 태양광·풍력 등의 사업도 SK이노 E&S와 SK이터닉스는 겹쳤다. SK의 한 관계자는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최창원 부회장이 지배하는 SK이터닉스가 힘을 주는 상황에서 SK이노 E&S는 확보한 역량에도 해당 사업을 크게 전개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중복사업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리밸런싱이 필요한데 지배구조상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SK이터닉스는 최창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디스커버리 쪽 계열사인 반면 SK이노 E&S는 최태원 회장이 지배하는 SK㈜의 계열사다. 계열사 단위에서는 서로 다른 지배구조상 각자 경영을 전개하며 중복사업을 정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독자 사업을 전개하던 최창원 부회장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한 데 모으기로 한 최태원 회장의 결정을 수용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SK이터닉스의 경우 이번 지분 매각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태양광, 풍력 등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고 판단하고 사업 주도권을 SK그룹 쪽으로 이관했다는 분석이다. SK그룹은 SK이터닉스의 사업 역량까지 묶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전문성과 자본력을 갖춘 KKR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SK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구조 개편으로 최창원 부회장이 해당 사업에서 손을 떼고 최태원 회장의 SK그룹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라며 "KKR과 합작사 주체는 SK이노베이션이 될지는 미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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