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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했는데 성적표 최하단 8300원…진학 먹구름
노우진 기자
2026.02.16 07:30:15
낮아진 문턱에도 양치기소년에 냉담한 시장 반응…상장후 주가흐름 높일 대책 필요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4일 12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케이뱅크)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케이뱅크가 세 번의 도전 끝에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지만 기대했던 수요예측 결과 희망밴드 최하단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스피 상장이라는 진학 목표를 두고 세 번이나 갈팡질팡했던 때문인지 투자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가장 보수적인 가격으로 투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관 투자가들은 실제 보수적인 기조로 상장후 주가흐름에 대한 하방 압력까지 우려하게 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가늠자로 불리던 대형거래가 부진한 퍼포먼스를 보이면서 후속 주자들에 대한 투자심리까지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12일 공모가를 8300원으로 확정했는데 이는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희망밴드로 제시한 8300~9500원의 최하단에 불과했다. 기관의 15일 이상 의무보유 확약률도 12.4% 수준에 머물렀다. 피어그룹 대비 보수적인 가격 산정을 강조했던 발행사로서는 낮은 수치다. 케이뱅크는 공모가 범위 내 가격이 결정될 경우 상장을 완주한다는 내부방침에 따라 일반 청약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인터넷은행의 기업가치 적정성 논란은 반복되는 이슈다. 케이뱅크는 2024년 상장 추진 당시에도 수요예측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희망 공모가 밴드는 9500~1만2000원이었다. 대다수 기관투자자는 주문을 넣지 않거나 밴드 하단 미만의 가격을 써냈다. 주관사단이 밴드 하단 이하 금액인 8500원을 제안하며 설득을 시도했으나 물량 배정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상장 철회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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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공모 철회는 밸류에이션 산정 방식의 변화로 이어졌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라쿠텐뱅크로 피어그룹을 구성했다. 라쿠텐뱅크는 일본의 선두권 인터넷 은행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3.59배에 달했다. 이 수치를 그대로 적용하는 대신 시장조정계수를 적용해 2.05배로 낮췄다. 일본의 금융 환경이 다른 점을 고려한 조치다. 최종 적용 수치는 1.8배였다.


기업가치 하향 조정에도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사업적 핵심 변수는 업비트로 이 암호화폐 거래소와의 파트너십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예금의 16%는 업비트 예치금이었고, 제휴관계의 지속적인 유지가 필요한 이유로 지목됐다. 하지만 최근 이 사업관계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데 이는 업비트가 타 금융사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다 서비스 모회사인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병하면서 경영구조 변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서다. 


IB 업계에선 케이뱅크 상장이 올해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잣대라고 판단해왔다. 증권사 IPO 담당자는 "수요예측이 흥행해서 공모가 상단으로 정해지면 상관없겠지만 만약 희망밴드 하단이거나 그 이하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문을 여는 첫 대어급 상장이라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걱정대로 케이뱅크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고 낮은 의무보유 확약비율은 설상가상 상장 후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될 변수로 지적된다. 대다수 기관투자가가 미래 성장성보다 상장 직후 차익 실현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기 보유 대신 단기 회수를 택한 기관들의 포지션은 상장 초기 주가 흐름을 좌우하는 변수다. 미확약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서다. 공모가 하단 확정에도 불구하고 투자 매력도에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 배경도 이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우호적인 증시 환경이 기대를 걸 만한 요소로 파악된다. 최근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자금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감소하는 반면 투자자 예탁금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코스피 첫 주자인 케이뱅크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사 기업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 금요일 종가 기준 2만7400원으로 전일대비 4% 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이 회사 주가는 한 달 사이 30% 가량 상승했다.


케이뱅크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주가 퍼포먼스에 따라 시장 분위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거나 박스권에 갇히면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회수에 차질이 생긴다. IB 관계자는 "기관투자가가 상장 후 지분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지만 이를 다시 새로운 공모주에 투자하는 사이클이 빨라질수록 IPO 시장은 활기차질 수 있다"며 "올해 첫 대어가 부침을 겪으면 후속 상장 기업은 고전할 수 있지만, 오름새를 타면 다른 공모주로 자금이 선순환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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