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기업공개(IPO) 삼수생 '케이뱅크'가 기업가치를 현실화하며 증시 입성을 향한 속도전에 나섰다. 사실상 마지막 상장 기회를 잡기 위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기관 수요예측 결과가 다소 보수적이더라도 상장 완주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초 증시 훈풍을 발판으로 케이뱅크가 오랜 숙원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식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시도는 2022년 6월과 2024년 8월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앞선 두 차례 시도에서는 위축된 투자심리와 최대 5조원 수준으로 제시된 기업가치 부담 등으로 IPO를 중도 철회했다.
이번 공모에서는 밸류에이션 조정이 뚜렷하다. 총 공모주식 수는 6000만주이며, 주당 공모희망가 범위는 8300~9500원이다. 2024년 제시한 공모가 범위(9500~1만2000원) 대비 12.6~20.8% 낮아진 수준으로, 시장 눈높이와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 부진 등 현실적 요인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공모희망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4조원으로, 이전 5조원대에서 한 발 물러선 수준이다.
피어그룹(비교군)은 카카오뱅크와 일본의 라쿠텐뱅크다.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케이뱅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8~1.56배로, 전 공모 시점 대비 약 20% 낮아졌다. PBR 산정 시 비교기업의 최신 주가와 순자산 기준을 반영한 수치다.
주관사단은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구성됐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며, 인수단에는 신한투자증권이 참여한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지분 약 5.5%를 보유한 투자자이기도 하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기관 설득과 수요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 일정도 촘촘하게 짜였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2월 4~10일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확정한 뒤, 2월 20일과 23일 이틀간 일반 청약을 받는다. 상장 예정일은 3월 5일이다. 연초 IPO 시장 활황기를 활용해 기관 관심과 청약 집중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상장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동성이 양호하고 공모주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며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대어급 매물이 드문 상황에서, 현재 제시된 PBR은 FI가 양보한 흔적이 뚜렷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부담 요인도 존재한다. 비교군인 카카오뱅크 주가 부진은 흥행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케이뱅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34억원으로, 전년동기(1224억원) 대비 15.5% 감소했다. 수익성 대비 밸류에이션은 크게 낮추지 않은 편이라 흥행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대비로 보면 밸류에이션을 크게 낮춘 수준은 아니어서 흥행까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 수요예측이 최종 관문이지만, 과거와 달리 결과에 따라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7월까지 상장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재무적투자자(FI)들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이나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도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공모가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이번에는 상장 완주를 선택할 수도 있다"며 "벼랑 끝이라는 점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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