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케이엔제이(KNJ)'가 파라투스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선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이자 부담 없이 장기 자금을 확보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만기 7년의 장기물에 콜옵션이 없는 구조여서 향후 전환에 따른 지분 희석을 선제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NJ는 포커스원투자목적회사를 대상으로 5회차 사모 CB를 발행해 200억원을 조달한다. 조달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되며, 설비 확대로 늘어난 원재료 투입 비용을 포함한 순운전자본 보강과 함께 중장기 성장 전략 실행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의 출자 재원은 파라투스혁신성장M&A2호 펀드다. 해당 펀드는 2025년 5월 1900억원 규모로 결성된 이후 2차전지 밸류체인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해왔다. KNJ에 대한 납입기한은 오는 27일로, 펀드의 미소진 자금(드라이파우더)을 감안하면 자금 집행은 납기 내 무리 없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무이자 구조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 효과가 분명하다. KNJ는 2025년 3분기 기준 보유 현금이 82억원에 그친 반면, 순차입금은 556억원에 달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지출한 이자비용은 23억원으로, 이는 당기순이익(107억원)의 약 21%에 해당한다. 유동자산은 472억원으로 단기 유동성 압박이 크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자 부담 없이 장기간 운용할 수 있는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다는 점은 재무 구조 개선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KNJ가 유상증자 대신 CB를 선택한 배경으로 기존 주주에 대한 즉각적인 희석을 피하는 동시에 추가 차입에 따른 순차입금 비율 악화를 관리하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자 수익 구조는 이자 대신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차익에 연동된다. 전환가액은 2만1475원, 전환 가능 주식 수는 93만1315주다. 최근 주가가 2만원 안팎에서 형성돼 있어 현 시점 기준으로는 전환가 대비 주가가 낮아 즉각적인 전환 매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경우 전환 유인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전환이 이뤄질 경우 투자자는 현재 발행주식 수 기준으로 약 11.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며, 발행사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 부담이 뒤따른다.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건 역시 투자자 보호 장치로 작동한다. 전환청구기간은 납입일로부터 1년이 지난 2027년 1월 27일부터 시작되며,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은 최초 전환가액의 70%까지 조정될 수 있다. 이에 따른 최저 조정가액은 1만5032원이다. 리픽싱이 최저 수준까지 적용될 경우 전환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잠재 희석률이 최초 산정치(약 11.6%)를 웃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만기와 옵션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만기 7년은 통상적인 4~5년물 CB 대비 길게 설정된 편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환 시점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 반면 콜옵션이 없는 구조여서 발행사는 주가 상승 국면에서 CB를 조기 회수해 희석을 통제할 수단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일정 시점 이후 투자자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까지 감안하면, 주가 흐름에 따라 전환에 따른 지분 희석과 상환에 따른 유동성 부담이 동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거래를 두고 발행사와 투자자 간 장기적 협업을 전제로 설계된 구조라는 해석도 나온다. 무이자 조건으로 발행사의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투자자에게는 전환을 통한 수익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주가 약세 국면에서는 리픽싱에 따라 잠재 희석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KNJ 관계자는 "회사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설비가 늘어남에 따라 원재료 투입 금액도 자연히 늘어났다"며 "조달 자금은 순운전자본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비투자금 확보로 차입금이 꽤 누적됐다"며 "은행에서 추가 차입을 일으킬 경우 순차입금 비율이 악화된다는 점을 우려해 CB를 조달했다"고 덧붙였다.
KNJ는 2005년 4월 28일 심호섭 대표가 설립한 반도체 제조용 CVD-SiC 부품 제조사로 2019년 10월 25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최대주주는 심호섭 대표로 보유지분율은 14.11%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은 24.2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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