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CEO)의 재무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HDC현산은 자체사업과 대형사업을 함께 추진해 왔는데, 일부 사업장이 분양에 성공하면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지만 순차입금이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하는 등 재무 건전성은 악화해서다.
HDC현산이 올해 대형 건설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마수걸이 분양에 나선 것도 건전성 개선 의도로 읽힌다. 분양대금 유입을 통해 미수금과 순차입금 등 재무건전성 위험 지표들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자체사업 분양을 통해 공사대금을 걷어들이며 수익성 지표를 크게 끌어올린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07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5.1% 성장했다. 자체사업인 서울원 아이파크,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 수원아이파크시티10~12단지 등을 분양한 효과다.
실제 HDC현산의 3분기 누적 자체주택 매출액은 754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1.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외주(시공)를 통한 매출액은 20.9% 줄어든 2조2042억원을 나타냈다. 자체주택은 규모 면에선 매출 비중이 작지만 매출이익률이 32.4%로, 5.2% 수준인 외주 사업보다 월등히 높은 만큼 수익성에 영향이 크다.
이어 HDC현산은 이달 안양 센트럴 아이파크 수자인과 천안 아이파크시티 5·6단지 공급에 나서며 마수걸이 분양에 시동을 걸었다. HDC현산의 미착공 현장에서 빠르게 분양을 진행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분양수익을 통해 매출과 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유동성 지표 개선이 시급하다. 지난해 3분기말 순차입금은 2조71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HDC현산의 순차입금은 2023년 1조4719억원, 2024년 1조3302억원 등 1조5000억원을 밑돌았다. 붕괴사고가 발생했던 2022년말에도 1조9073억원으로 2조원을 넘지 않았다.
순차입금 증가에 따라 각종 건전성 지표는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순차입금비율은 49.6%로 전년말대비 8.3%포인트(p) 급등했다. 앞서 2021년말 마이너스(-)를 나타내기도 했던 순차입금비율은 2022년 붕괴사고의 여파로 62.4%로 크게 상승한 뒤 2023년부터 40%대를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다시 치솟았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 역시 같은 기간 13.5%p 상승한 153.1%를 나타냈다. 이는 위험 수준으로 평가되는 200%는 하회하는 수치지만 2022년말과 비교해도 소폭(0.3%p) 높은 수치다. 현금 흐름이 악화하면서 유동비율 역시 하락했다. HDC현산의 유동비율은 같은 기간 12.6%p 떨어진 140.7%를 기록했다.
차입금 상승의 원인은 일부 사업장에서의 입주 지연과 미수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지난해 강동 아이파크 더리버의 입주 지연으로 발생한 부담을 떠안았다. 당초 업무시설 계약자의 입주 예정일은 2월10일이었으나 사용승인이 21일에 나면서 수분양자 입주가 늦어졌고, 일부 계약 해지 물량이 발생했다. 이에 HDC현산이 2940억원 규모의 채무를 인수했다.
운정아이파크포레스트 등 일부 단지에서의 미분양 발생으로 미수금도 크게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3분기말 매출채권 내 공사미수금은 1조250억원으로 전년 동기(6330억원) 대비 두배 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97억원에 그쳤던 분양미수금도 119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대규모 단지의 입주가 진행된 만큼 공사미수금 회수가 재무비율 개선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아직 HDC현산의 연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 대표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만큼 임기 첫해 재무관리능력을 입증할 지 주목된다. 정 대표는 1989년 신한금융투자, 2000년 신한자산운용을 거쳐 2008년 현대산업개발 재무팀에 합류했다. 이후 경영기획본부 상무, 전무를 거쳐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HDC현산은 지난해 11~12월 대규모 단지의 입주가 진행된 만큼 미수금과 건전성 지표 리스크도 해소될 예정이란 입장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광명센트럴아이파크,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이문아이파크자이 등 대규모 단지들의 준공이 연말에 몰리며 일시적으로 건전성 지표 악화가 발생했다"며 "향후 공사비용 회수에 따라 순차적으로 해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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