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글로본'이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다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올해 초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현금을 확보했지만 대부분 소진한 데다, 새로 진출한 화학비료 사업의 수익성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 자금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본은 42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이자율은 표면 1%, 만기 3%로 설정됐으며, 전환가액은 2863원이다. 전환권 행사는 2026년 11월7일부터 도래하며, 풋옵션 행사기간은 이보다 한 달 이른 10월5일부터 행사가 가능하다.
이번 CB에는 콜옵션(매도청구권) 조항이 빠졌다. 통상 지배력 안전판 목적으로 30% 수준의 콜옵션을 설정해 두는 것이 일반적이나 글로본은 이를 포기했다.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주가 향방에 따라 차익 실현 기회를 보장받게 된 셈이다.
글로본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CB 발행 여건이 좋지 않았다. 주가가 액면가(500원)에 근접했던 탓에 투자 매력이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기준 유형자산 규모도 7억원에 불과해 금융사 담보대출도 여의치 않았다.
이에 글로본은 오너 사재 출연을 통한 유상증자로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지난 3월 말 한상호 대표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50억원을 조달했다. 유상증자 결정 당시 현금성자산은 23억원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본이 연이은 자금조달로 운영자금을 충당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간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들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비료산업 파생원료 사업에서의 마진이 크지 않은 탓이다.
최근 글로본의 복합비료 공급계약체결 사항을 살펴보면, 판매방식이 모두 SPOT 트레이딩(현물거래)으로 기재돼 있다. 이는 공급자로부터 확보한 물량을 수요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제품을 직접 또는 외주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중개를 통해 마진을 남기는 구조다. 이익 규모가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수년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보니 흑자 전환 자체에 중점을 둔 선택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2015년 글로본의 최대주주가 최대주주가 에스비아이코리아홀딩스에서 한상호 대표로 변경된 이후 수익성이 좀처럼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2018년(16억원)과 2024년(2억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약 400억원이던 자산 규모는 170억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현재 글로본이 영위하고 있는 비료산업 파생원료 사업은 올해 초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추가한 사업목적이다. 본업인 화장품 사업에서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소플랜트 사업에서 실패를 겪은 뒤 2차전지와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 사업목적을 추가했지만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술력과 전문인력 등 높은 진입장벽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딜사이트는 CB 발행 결정 이유와 신사업 수익성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질문하려 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글로본 측은 질문 내용과 관계없이 답변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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