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글로본'이 무상감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계속된 적자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다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10%대 초반에 불과해 무상감자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년째 영업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어 무상감자에 성공하더라도 수익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본은 이달 3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무상감자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무상감자는 보통주 3주를 동일 액면가 1주로 병합하는 방식이다. 감자 이후 발행주식 수는 3479만746주에서 1159만6915주로, 자본금은 173억9537만원에서 57억9845만원으로 줄어든다. 감자비율은 66.67%다.
시장에서는 무상감자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자본 감소의 건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글로본의 최대주주는 한상호 대표다. 한 대표의 보유 지분율은 13.33%(463만8606주)다. 한 대표를 제외하고 5% 이상 지분을 보유 중인 주주는 없다. 나머지 86.67%의 지분은 소액주주들이 쥐고 있다. 감자를 위해서는 소액주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소액주주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상감자가 실패로 끝난 대표적인 사례가 더테크놀로지다. 더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말 무상감자를 단행하려 했으나 정족수 부족으로 한차례 무상감자 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재도전 끝에 무상감자에 성공한 더테크놀로지는 당시 무상감자 추진 이유를 주주들에게 상세히 설명하면서 동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감자는 자본금을 줄여 자본총계 아래로 낮추는 궁여지책이다. 무상감자를 단행하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감자 비율만큼 줄어든다. 자본금은 줄지만 자산 총액은 변하지 않는다. 통상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 목적으로 감자를 단행한다. 글로본이 무상감자를 결정한 이유 또한 자본금을 줄여 결손금을 털어내기 위함이다.
글로본은 지난해 말 내부결산 기준 자본잠식상태다. 자본총계와 자본금은 각각 113억원, 174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35.06%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본은 자본잉여금(849억원)을 모두 결손금 보전으로 활용하더라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되지 못할 수준까지 결손금이 쌓여있다. 이 기간 결손금 규모는 943억원이다. 올해 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해당 금액만큼 결손금이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상감자 안건이 통과되면 글로본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수년 동안 적자 기조를 이어 온 만큼 수익성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본은 2015년 적자전환 한 이후 2023년까지 2018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냈다. 적자 전환 직전 해인 2014년부터 2024년 3분기까지 불어난 결손금 규모만 51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내부결산 기준으로 흑자전환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 기간 글로본은 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에 대해 글로본은 "화장품사업 등 매출액 증가와 판관비 감소로 인한 흑자전환"이라고 공시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글로본이 정관 변경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안건으로 올렸다는 점이다. 글로본은 희토류를 포함한 비철금속 등 소재 관련 사업의 유통, 비료 무기화학제품 제조 및 유통수출입판매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다. 해당 사업들을 영위하기 위해 문을 열어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글로본은 2021년 수소플랜트을 신사업으로 점찍었지만, 이듬해 해당 사업에서 손을 뗐다.
딜사이트는 무상감자 목적을 주주들에게 설명했는지 여부와 향후 수익성 개선 계획 등을 묻기 위해 글로본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글로본 관계자는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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