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글로본'이 신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목적을 추가했지만 구체화하고 실행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당장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자금이 부족한 탓이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인 만큼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글로본의 신사업 추진과 관련해 시장의 기대감도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신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 목적을 추가했지만 실질적인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않은 전례가 있어서다. 투자가 이뤄졌던 수소플랜트 사업은 불과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본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이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것으로 비철금속을 비롯해 화학 비료, 석유류, 전기지게차, 투자 사업 등 총 5개 사업군이다.
사업 목적 추가는 신사업에 나서기 전 필요한 절차라는 점에서 사업 다각화에 대한 글로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현실화되는 데 상당시일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본의 현금성자산은 18억원에 그친다.
최근 최대주주인 한상호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곳간을 채웠다. 하지만 전액 운영자금으로 할당한 만큼 신규 사업 재원으로 활용하는데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글로본이 신사업에 나서기 위해선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자금조달 방안이 제한적이다. 당장 최근 유상증자를 실시했던 만큼 추가로 유상증자 방안을 활용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또 저조한 수익성으로 금융권 차입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 상황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법은 전환사채(CB) 발행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글로본의 주가는 액면가에 근접한 500원대에 머물렀었다. 4월 들어서는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소식에 주가는 동전주에서 1000원대까지 상승했다. 최근에는 결손금 보전 목적의 무상감자(보통주 3주를 동일 액면가 1주로 병합)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감자기준일인 5월7일 기준 글로본 주가는 1174원으로, 감자 후 3522원에서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감자를 통해 주당 가격이 높아져 CB 발행을 위한 최소 조건은 갖추게 될 예정이다. 다만, CB 발행에 나설 시 부담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현재 글로본의 사업성과 수익성 등을 감안할 때 저금리로 발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기대감도 크지 않아 보인다. 수차례 사업 목적을 추가해오며 신사업 의지를 내비쳤을 뿐, 정작 신사업에 나서지 않은 전례가 있어서다. 앞서 글로본은 2023년 인터넷 교육과 도서 출판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했으나 사업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이보다 1년 전인 2022년도 마찬가지다.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통신 장치 등의 사업 목적을 추가만 했을 뿐 신사업 진출은 감감무소식이다. 2022년부터 이듬해인 2023년까지 추가한 사업목적만 40개가 넘는다. 기술 완성도와 인력 및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신사업에 나서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21년 1월 60억원의 투자해 수소플랜트 사업에 손을 댔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해당 사업 부문에서의 매출은 10억원에 그친다. 현재 글로본은 사업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수소플랜트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중단한 상태다.
딜사이트는 신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 문의하고자 글로본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글로본 관계자는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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