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삼성물산이 윤석열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직후 산업안전 정책을 총괄했던 이정식 전 장관을 영입해 안전 리스크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건설 현장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데다 삼성물산 역시 지난해 연이어 중대 사고를 겪은 만큼 안전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달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주주총회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정식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름을 올렸다.
이 전 장관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윤석열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노동 정책 전문가다. 고용노동부 최고위직을 맡으며 산업안전 정책과 노사관계 전반을 총괄했다. 그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을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또한 이 전 장관은 삼성과도 인연이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에서 자문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전기, 삼성화재, 삼성SDI, 삼성SDS 등에서도 연구·자문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전 장관은 고용노동부장관 시절 산업안전 정책의 핵심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적용 확대를 총괄했다. 당시 산업안전 정책을 지휘하며 법 시행과 운영 전반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이 사외이사로 합류할 경우 건설 현장의 산업안전 및 노동 관련 리스크 대응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물산이 고용노동부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고용노동부 차관을 지낸 정병석 전 차관이 2020년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로 선임돼 노동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 자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차관급이 아닌 장관급 인사가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점에서 노동·안전 이슈 대응 의지를 한층 강화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중대재해 대응 기조가 강화되면서 고용노동부의 감독과 처벌 수위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노동 정책과 산업안전 분야 경험을 갖춘 고위 관료 출신을 이사회에 합류시켜 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해 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를 겪은 이후 중대재해 관련 조사와 대응 절차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중대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의 수사와 감독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동·산업 안전 정책을 총괄했던 장관급 인사를 이사회에 합류시켜 규제 대응 역량과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운영 과정을 지휘했던 인물인 만큼 향후 산업안전 관리 체계 점검과 리스크 대응 전략 수립에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측은 "이정식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노동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 이행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관리 체계에 대해 이사회 차원의 점검과 실효성 있는 조언을 제공해 기업의 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사외이사의 본연의 역할인 경영 관리·감독 기능을 수행해 투명한 기업 경영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 회장은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적용 확대로 관련 규제 대응 경험을 갖춘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고용노동부 고위 공무원 출신들이 로펌이나 대기업에서 각광받고 있다"며 "이들은 사고 발생 이후 수사나 행정 절차 대응 과정에서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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