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롯데손해보험 매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기대했던 3조원대 몸값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잠재 원매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진 분위기다. 특히 일부 금융사들이 잇따라 인수 의사를 철회함에 따라 매각 절차가 장기 지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가 롯데손보의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하면서 적기시정조치 규제 단계는 가장 낮은 수준인 경영개선권고에서 중간 단계인 경영개선요구로 상향되는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금융당국이 롯데손보의 현재 자구책만으로는 자본 건전성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규제 등급이 상향될 경우 영업 위축과 브랜드 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에선 JKL파트너스가 당초 기대했던 2~3조원의 매각 가격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 실질 거래 가격은 1조원 초중반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손보가 IFRS17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온 점은 긍정적이지만 규제 리스크와 향후 투입돼야 할 조 단위 자본 확충 비용이 부담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그간 인수 의사를 타진해온 대형 금융지주사들은 잇따라 이탈하고 있다. 앞서 손해보험업에서 라이선스가 부재하거나 존재감을 갖춘 계열사를 확보하지 못한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유력한 원매자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일단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높은 가격 부담으로 인해 최종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그룹도 지난 2024년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양사 통합 작업(PMI)에 집중하고 있어 여력이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한금융그룹은 대형 M&A보다는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보와의 연계 영업 강화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실상 대형 금융지주사 중에서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유력한 원매자로 꼽힌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김남구 회장의 종합금융그룹 완성이라는 비전 아래 보험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딜로이트안진을 통해 실사를 진행했는데, 한국금융지주는 롯데손보의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 보험 포트폴리오와 그에 따른 보험계약마진(CSM)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롯데손보의 경영개선계획을 반려하는 등 규제 리스크가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한 것이 위험요인이다. 인수 대금 외에도 지급여력비율(K-ICS) 제고를 위해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본 확충 부담 등으로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인수가격 외에 M&A 우발부채가 조 단위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현대캐피탈의 참전 가능성도 내다본다. 현대차그룹 내 핵심 금융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은 최근 기업금융과 IB 기능을 대폭 강화하며 종합 금융사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특히 롯데손보가 보유한 자동차 보험 인프라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모빌리티 생태계와도 연관돼 있다. 범현대가인 현대해상이 존재하지만 지배구조상 완전히 독립된 법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룹이 직접 통제 가능한 손보 라이선스를 확보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고금리 기조 여파로 캐피탈사의 조달 비용이 상승했고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져 금융계열 전반의 유동성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인수 후보군이 좁아진 상황에서 매각을 주도한 JKL파트너스 핵심 인력 최원진 부대표가 사임한 점도 걱정거리다. 2019년부터 프로젝트 매니저를 도맡은 최 부대표의 이탈은 JKL파트너스가 가격 욕심을 내지 않고 현실적인 수준에서 매각을 조기에 종결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 4호 블라인드 펀드의 핵심 포트폴리오면서 창사 이래 첫 대형 단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사례다. 오는 2028년 펀드 만기를 앞두고 성공적인 엑시트가 중요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매각 동력이 약화된 시기에 원매자들이 JKL파트너스에 가격 인하 압박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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