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채린 기자] 제미나이 폭발적 수요…구글, 스페이스X 인프라 빌린다
구글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컴퓨팅 파워를 공급받는 초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구글은 올해 10월부터 2029년 6월까지 스페이스X에 매달 9억20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전체 계약 기간을 모두 더하면 300억달러(한화 약 46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입니다. 최근 구글이 또 다른 AI 경쟁사인 앤스로픽과 유사한 계약을 맺은 지 불과 몇 주 만에 나온 두 번째 행보예요.
이번 계약을 통해 구글은 스페이스X로부터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칩 11만대를 비롯해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칩 등 AI 서비스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과 인프라를 지원받게 됩니다. 이는 엔비디아 H200 칩의 용량을 기준으로 볼 때 100메가와트(MW) 이상의 컴퓨팅 파워에 해당하는데요. 무려 7만5000가구에 동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규모입니다. 다만 구글은 스페이스X가 오는 9월30일까지 엔비디아 칩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방어권도 함께 확보했어요.
구글이 이처럼 막대한 돈을 들여 경쟁사의 인프라를 빌린 이유는 자체 AI 에이전트 플랫폼인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의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폭발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구글 클라우드의 백로그(이미 계약은 체결했으나 아직 매출로 기록되지 않은 수주잔량)는 지난 분기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600억달러 돌파를 기록했어요. 구글 클라우드 대변인은 "밀려드는 고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컴퓨팅 능력을 확보하려는 징검다리 성격의 계약"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적이자 동맹인 복잡한 관계, 상장 앞둔 스페이스X의 인프라 기업 변신
스페이스X 역시 자회사 xAI를 통해 AI 비즈니스를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컴퓨팅 인프라 공급업체로 탈바꿈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xAI는 코딩 분야에서는 다소 뒤처져 있지만 테네시주 멤피스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미시시피주까지 확장을 이어가는 등 인프라 측면에서 강력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특히 기업공개(IPO)를 앞둔 스페이스X로서는 이 인프라 비즈니스를 상장의 핵심 매력 포인트로 내세워 매출을 탄탄하게 다지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미 앤스로픽은 물론 AI 코딩 스타트업인 커서와도 손을 잡고 컴퓨팅 자원을 협력하고 있죠.
재미있는 점은 구글과 스페이스X가 시장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이지만 동시에 끈끈한 금융 사슬로 묶인 동맹이라는 사실입니다. 구글은 2025년 말 기준으로 스페이스X의 지분 6.11%를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지난 2월 스페이스X가 머스크의 AI 및 소셜미디어 기업인 xAI와 전격 합병하면서 구글의 지분율은 현재 약 5% 수준으로 조정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로 인해 구글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막대한 투자 이득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
양사의 협력은 이번 클라우드 계약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구글은 우주 공간에서 구동되는 궤도 데이터센터의 테스트 제품을 발사하기 위해 스페이스X와 긴밀한 논의를 이어왔으며 프로젝트 선캐처로 불리는 이 우주 비즈니스를 위해 다른 발사 서비스 제공업체들과의 협력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어요. 이번 계약은 앤스로픽 사례와 마찬가지로 양사 모두 90일 전에 사전 통보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변동성이 큰 AI 시장에서 서로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장치도 꼼꼼히 챙겼습니다.
알파벳의 주가는?
5일(현지시간) 알파벳의 주가는 전일 대비 0.98% 하락한 368.53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17.74% 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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