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채린 기자] AI 전력 병목 막을 구원투수, 포토닉스 선점에 65억달러 베팅
엔비디아가 AI(인공지능) 확장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전력 및 데이터 전송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빛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포토닉스(광학) 기술에 최소 65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포토닉스는 기존에 구리선을 통해 전기를 흘려보내던 데이터 전송 방식을 빛으로 대체하는 신기술인데요. 현재의 전기식 데이터 전송은 데이터 양이 늘어날수록 전력 소비가 극심해지기 때문에 월가와 테크 업계에서는 이를 AI 대규모 배포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부터 불과 석달 사이에 이 문제를 해결할 혁신 기술에 천문학적인 실탄을 집중적으로 쏟아붓기 시작한 것이에요.
투자 내역을 들여다보면 엔비디아의 절박함과 과감함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엔비디아는 포토닉스 기술을 개발하는 ▲루멘텀 ▲코히어런트 ▲마벨 3사에 총 2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그치지 않고 고급 광학 연결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코닝에 5억달러를 투자했으며 광학 스타트업 에어랩스의 5억달러 규모 시리즈 E 펀딩 라운드에도 참여했습니다. 앨빈 응우옌 포레스터 수석 분석가는 "포토닉스는 엔비디아가 구리선과 전기 방식을 고수할 때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 비용 없이 AI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는 돌파구"라며 "엔비디아가 선제적 투자를 통해 기술적 확장성과 성능의 한계벽에 부딪히는 것을 영리하게 방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네트워킹 칩, 데이터센터 서버 간의 데이터 이동을 빛으로 연결해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3월 열린 GTC에서 자사의 이더넷 네트워킹 플랫폼을 언급하며 "상류 생태계를 살펴보면 우리가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젠슨 황 CEO는 "이미 GPU와 GPU를 연결하는 상호 연결 기술에도 포토닉스를 추가하기 시작했다"고 밝히며 "전 세계가 현재 보유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 생산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급망과 협력해 미리 생산 능력을 구축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 바람을 타고 올해 들어 루멘텀 주가는 132%, 마벨은 141%, 코닝은 106%, 코히어런트는 96% 폭등하며 광학 테마주 전체가 엄청난 랠리를 펼치고 있어요.
빅테크의 포토닉스 참전 경쟁과 양산화가 마주한 높은 장벽
현재 포토닉스 기술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은 엔비디아뿐만이 아닙니다. 경쟁 칩메이커인 AMD 역시 에어랩스의 투자 라운드에 엔비디아와 공동 참여한 것은 물론 지난 2025년 스타트업 이노세미를 인수한 데 이어 테라마운트와 셀레스셜 AI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는데요. 지난 4월에는 알파벳(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벤처 투자 부문이 엔아이의 8000만달러 규모 시리즈 C 투자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브라이언 콜레로 모닝스타 수석 주식 분석가는 "새로운 AI 모델과 높은 사용량으로 인해 대역폭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엔비디아의 차세대 랙 스케일(AI 서버 랙 단위) 솔루션 로드맵에는 점점 더 많은 광학 연결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이라며 "포토닉스가 AI 인프라의 주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포토닉스 기술을 AI 인프라 전반에 걸쳐 대규모로 실전 배치하는 데는 만만치 않은 제조 장벽이 버티고 있습니다. 닉 페이션스 퓨처리엄 그룹 AI 책임자는 "기술 자체는 확실하지만 진짜 어려운 문제는 생산 규모를 키우는 양산화 단계"라고 지적했는데요. 광학 부품과 실리콘 반도체 부품을 정밀하게 정렬하는 공정은 아주 미세한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까다롭기 때문에 복잡한 '공동 패키징 광학 어셈블리'의 제조 수율을 높이는 게 현재 공급망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특히 패키징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조립품을 재작업(수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손실이 크다는 치명적인 약점도 안고 있죠.
이처럼 기술적 난제가 남아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광학 기술로의 전환이 이미 시작됐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이며 본격적인 대규모 상용화와 채택은 오는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결국 엔비디아가 미래 기술 장벽을 뚫기 위해 단행한 이번 65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선제 투자가 가혹한 제조 수율 문제를 극복하고 2028년 펼쳐질 포토닉스 대중화 시대에 AI 인프라 시장의 독점적 왕좌를 지켜내는 견고한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어요.
엔비디아의 주가는?
29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일 대비 1.45% 하락한 211.14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 5거래일 동안 2.42% 떨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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