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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사모펀드 시장에 프로가 없다
딜사이트 김규희 차장
2026.01.16 08:25:13
당국 규제와 정치적 공세에 토종 PEF 몸사리기…글로벌 경쟁력 요원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5일 08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규희 차장]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에는 프로가 없다. 자본시장에서 프로란 단순히 자금을 조달하고 집행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피인수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해 시장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압도적 수익을 창출하는 운영 전문가가 진정한 의미의 프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PEF 시장은 숫자에만 매몰된 재무 기술자와 당국의 심기를 살피는 순응주의자들로 가득 차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MBK파트너스를 향한 전방위적 압박과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은 한국 PEF 시장이 처한 서글픈 현실을 보여준다.


지난 14일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MBK의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수뇌부 4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홈플러스 회생 과정을 '기획 회생'이라는 프레임으로 몰아붙인 수사가 합리적 근거를 결여했음을 법원이 확인해준 셈이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은 멈추지 않는다. 국회는 비현실적인 법안들을 쏟아내며 사모펀드를 공격하고 있으며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기관전용 사모펀드 규제안을 발표했다. 해당 안은 금융당국 보고의무 확대와 차입규제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한다. 이는 사모(私募)의 본질인 자율성을 침해하며 사실상 사모펀드의 동력을 꺾는 조치다.


오는 20일 금융감독원이 개최하는 간담회 역시 업계의 건의 사항을 듣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상은 당국의 '그립감'을 키우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 주요 PEF 운용사들을 불러모아 업계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하지만 정작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MBK파트너스는 명단에서 제외했다. 입맛에 맞는 운용사들만 불러 건의사항을 듣겠다는 식의 선별적 소통은 명분 쌓기에 불과한 간담회라는 시각에 힘을 실어줄 뿐이다. 참석하는 운용사들 역시 시장 발전을 위한 쓴소리가 아닌 단순히 당국의 핍박을 피하기 위한 지엽적인 요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사모펀드 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PEF의 위상은 더욱 초라해진다. 글로벌 톱티어 프로 선수들은 하이테크나 헬스케어 등 전문 분야에서 운영 효율화를 통해 멀티플(투자배수) 4배에서 10배에 달하는 경이로운 수익을 기록하곤 한다. 2014년 투자원금 대비 약 3배인 120억달러의 이익을 남긴 미국 블랙스톤의 힐튼 호텔 매각이 대표적이다. KKR은 기술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멀티플 5~10배를 상회하는 엑시트 사례를 다수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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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선수들은 멀티플 2배만 달성해도 성공적이라 평가받는다. 이는 국내 운용사들이 경영 효율화나 사업 재편보다는 단순한 금융 차익이나 인수금융 레버리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종 선수들의 프로 의식이 부족한 측면도 존재하지만 국내 자본시장의 토양이 애초에 글로벌 기준의 경쟁자를 길러낼 의지가 있는가라는 근원적 의구심이 든다. 우리 정부와 해외 당국이 선수를 보는 시선부터가 다르다. 영국은 '워커 가이드라인(Walker Guidelines)'을 통해 대형 PEF의 자발적 공시를 유도하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보고 의무(Form PF)를 부과하되 철저히 기밀을 유지하며 시장 자율성을 존중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공시 의무 확대와 차입 규제 강화를 통해 사모펀드의 자율성을 옥죄려 하고 있다. 기업 인수시 근로자 통지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은 국내에서 바이아웃딜은 꿈도 꾸지 말라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정치적 셈법도 시장을 왜곡한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이 홈플러스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납품업체와 하청업체 등 수십만 명의 생계가 달린 표심이 작용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명성 경쟁'에 매몰된 정치권이 사모펀드를 악질 기업으로 몰아세우며 표를 얻으려는 행태다. 이러한 압박 속에 프로가 되어야 할 운용사들은 당국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몸만 사리는 아마추어로 변해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진정한 프로를 원치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프로가 등장해 효율성을 발휘하고 규제 밖에서 성과를 내는 것을 관리 주체들이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외치면서도 정작 프로의 손발을 묶는 규제와 정치적 공세가 계속되는 한 한국 사모펀드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은 요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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