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가 장기간 지속된 내수 부진과 고환율 등의 여파로 시름을 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이 채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막막한 대외환경 속에서 유통업계는 부동산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본업 부진으로 떨어진 체력을 만회하기 위한 든든한 안전자산 마련이 목적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최근 국내 유통기업들의 다양한 부동산 투자와 운용전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코스맥스가 사옥 매입과 함께 국내외 공장 증설에 나서며 빠르게 유형자산을 불려나가고 있다.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사업 특성상 연구개발(R&D)과 생산 인프라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단순한 자산 축적이 아닌 중장기 성장을 위한 선제 투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맥스가 보유한 유형자산 가운데 사옥·공장 등 토지 및 건물 장부가액은 2016년 말 110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5122억원으로 10년 동안 무려 364% 늘었다. 국내외 생산기지 확충과 물류센터 및 연구시설 조성이 동시에 진행되며 유형자산 규모가 가파르게 확대됐다.
최근에도 유형자산 확대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말에도 1175억원을 투입해 판교 소재 건물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건물은 코스맥스 연구센터를 비롯해 코스맥스엔비티, 코스맥스바이오 등 건기식 계열사들이 입주해 사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신규 취득 예정 건물은 기존 코스맥스 본사 사옥과 인접한 곳에 자리한다. 그룹 핵심 기능을 판교로 결집해 의사결정 속도와 계열사 간 협업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판교 건물 취득을 두고 우수한 연구인력 확보를 위한 코스맥스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맥스 매출에서 화장품 ODM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웃돈다. 자체 개발한 제품을 고객사에 제안해 수주로 연결하는 구조를 감안하면 연구 인력과 인프라 확보 여부는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유능한 연구인력 영입을 위한 유인책의 하나로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난 판교에 연구시설을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설비 투자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코스맥스는 올해 약 1200억원을 투입해 평택 3공장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1·2공장이 가동 중인 평택에 추가 설비를 더해 수주 대응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도 눈길을 끈다. 코스맥스는 중국(상하이, 광저우), 미국(뉴저지),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태국(방콕) 등 다양한 글로벌 거점에서 제품을 생산 및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2024년 중국 상하이에 신사옥과 생산시설 조성 계획을 내놨고 해당 시설은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태국에서도 지난해 3월부터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르면 올해 9월 완공이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에 짓고 있는 공장은 내년 준공 및 가동 예정이다.
이 같은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는 K뷰티 열풍 덕분에 추진력을 얻고 있다. K뷰티 열풍은 다수의 중소형 인디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코스맥스는 다수의 인디브랜드사를 고객사로 확보해뒀다. 특히 곳곳에 갖춰진 글로벌 생산 인프라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맞물려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1조79778억원, 영업이익 1549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14%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맥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을 2조4017억원으로 추산했다. 2024년 2조원 고지를 넘은 뒤 2년 연속 최대치를 갈아 치울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맥스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생산거점 확보와 연구 개발(R&D)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집중하면서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16년 903억원이었던 자본적지출 규모는 2024년 말 1685억원으로 급증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자본적지출에 해당한다. 2025년 3분기까지의 자본적지출은 1447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규모의 86%에 해당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해외 및 국내 공장 등 설비투자는 K뷰티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라며 "앞으로도 트렌드 변화 등을 빠르게 파악하고 사업 전략에 반영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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