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불허하면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적색 비상등이 켜졌다. 당초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합병을 전제로 거래를 추진해 온 만큼 거래구조에 대한 전면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1년 가까이 기다려온 롯데렌탈 인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6일 공정위는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지분 63.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결합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어피니티가 지난해 3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지 10개월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이뤄질 경우 장·단기 렌터카 시장 모두에서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대기업 간 경쟁 약화로 렌터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에 사모펀드(PEF) 특성상 일정 기간 후 재매각을 전제로 투자하는 구조인 만큼 가격 인상 제한과 같은 행태적 시정조치로는 경쟁제한 우려를 장기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도 불허 결정의 주요 이유로 뽑았다.
공정위는 "어피니티가 SK렌터카를 인수해 소유하고 있으므로 이번 기업결합의 실질은 국내 렌터카 시장의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 SK렌터카가 모두 어피니티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는 것"이라며 "사모펀드가 단기간에 밀접한 경쟁 관계의 1·2위 사업자를 연달아 인수한 뒤 고가 매각을 위해 시장 경쟁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결정으로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는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어피니티는 당초 2024년 인수한 SK렌터카와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이번 거래를 추진해 왔다. 실제로 SK렌터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롯데렌탈 지분을 취득할 계획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SK렌터카 인수금 8200억원에 대한 자본재조정(리캡)도 병행했다. 인수금융 역시 SK렌터카와 롯데렌탈을 한 데 묶은 구조로 조달해 둔 상태였다.
어피니티는 공정위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조건부 승인도 아닌 '기업결합 금지' 결정이 내려진 만큼 SK렌터카와 롯데렌탈 가운데 하나를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SK렌터카를 선제적으로 매각한 뒤 롯데렌탈 인수를 재추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최악의 경우 롯데렌탈 인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인수금융 주선에 참여한 금융기관들 역시 난처해졌다. 어피니티는 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우리은행, 하나증권 등을 주선사로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이미 수개월 전 셀다운(재매각)까지 마무리되며 대출 실행을 위한 준비는 끝났지만 공정위 승인 지연으로 자금 집행이 보류돼 왔다. 결국 결합이 불허되면서 주선단 입장에서는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기회비용만 날리게 된 셈이다.
어피니티 관계자는 "최종 의결서를 수령한 뒤 구체적인 판단 내용과 취지를 면밀히 확인하고 향후 롯데그룹과의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공정위의 우려 사항, 특히 시장지배력 강화 가능성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에 관계한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재명 정부 들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경영 실패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자 여론이 악화됐고, 최근 금융감독원장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업계에 대한 정부의 스탠스가 달라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공정위가 렌터카 시장을 대기업 시장만으로 협소하게 구획하고 심사에 임한 것 자체가 기업결합 가능성을 낮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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