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SK오션플랜트가 매각 우선협상자인 디오션자산운용과의 협상 기한을 또 다시 연장한 것을 두고 매매양방이 실질 원매자인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신을 잠재우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오션플랜트는 디오션 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기간을 오는 4월까지로 연장하고 매매조건을 시간을 갖고 조율하기로 했다. 이번 연장은 세 번째로 매각자 SK 측은 지난해 9월 디오션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10월과 11월 두 차례 협상 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양측은 지역사회 여론을 의식한 듯 최근 SK오션플랜트에 대한 제3자 처분 제한 조항을 추가했다. 매도자인 SK오션플랜트는 우협 기간이 도과하더라도 2027년 3월 31일까지 대상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디오션 외 제3자 매각 등 다른 대안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디오션 측은 그간 시장에서 지적 받아온 자원 조달 계획을 보완하기 위해 SK오션플랜트의 재출자 금액을 늘리는 등 조치를 취했다. 여론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수 의지를 더 강하게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매각의 최대 걸림돌인 지역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실패한 경영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 강덕수 회장을 인수자에서 배제하지 않는 한 거래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게 지역의 중론이다. 이런 맥락에서 매매양방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크게 의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시장에서는 여전히 원매자인 디오션의 정체성을 두고 적잖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디오션의 실질적인 지배력이 누구에게 있느냐부터 의문은 시작된다. 디오션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에스유엠글로벌의 대표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의 비서 출신인 강선옥 대표가 맡고 있다. 여기에 강 전 회장의 차녀 강경림 씨가 감사로 재직 중이며 경영진 역시 STX 재무관리실장 출신 등으로 꾸려져 있다. 이른바 STX 사단의 핵심 키맨들과 강덕수 일가족이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덕수 회장은 2000년대 초반 쌍용중공업 인수를 시작으로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 STX에너지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그룹을 한 때 재계 순위 10위권 초반까지 급성장시켰다. 하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재무적 위기를 맞았고,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 등에 수조원의 손실을 안기고도 사재출연을 거부하다가 2014년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 이후 고발된 강 회장은 2021년 대법원에서 계열사 부당지원과 분식회계 등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 받았다. 강 회장은 실형은 면했지만 이후 5년 여 만에 차명재산 의혹이 있는 디오션을 기치로 재계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SK오션플랜트의 전신인 성동조선해양은 STX그룹과 함께 경남 지역 경제의 핵심축을 담당했다. 다만 강덕수 전 회장의 무리한 경영 실패로 STX가 몰락하고 성동조선해양 역시 법정관리를 겪으면서 고성·진해 등은 수많은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과 대규모 실직 사태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성동조선해양 시절부터 이어진 지역 경제의 고통을 기억하는 주민들에게 강덕수 사단이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앞세워 알짜 조선소를 다시 품으려 하는 시도가 치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각자 측은 지역 사회의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민관정 협의회를 구성하고 주민과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수차례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 진화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디오션에 대한 의구심과 지역의 불만은 여전한 상황이다. 결국 SK오션플랜트가 제3자 매각 제한이라는 강수까지 두며 시간 벌기에 나섰지만 지자체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이번 거래는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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