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물류대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글로벌 해운 시장의 운항 차질과 병목 현상에 따른 운임 상승이 예상되는 데다, 현대글로비스가 공격적인 신규 선박 투입과 독보적인 원가 효율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운 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핵심 투자처로 낙점 받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미국-이란 전쟁이 해운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글로벌 하늘길은 물론 뱃길까지 사실상 봉쇄되면서 종합 물류와 해운업을 병행하는 현대글로비스 역시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란은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볼모로 잡았다.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모두 불태우겠다"며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공급량의 약 27%, 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으로 불린다. 특히 아시아 국가가 수입하는 원유의 80%가 이 해협을 지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해운업체인 머스크는 이란 인근 해역의 통행을 중단하고 해당 지역 지사 사무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선사인 MSC 역시 중동 지역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항만 적체가 심화되는 만큼 운임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해상운송(PCC)과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등 해운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 중인 만큼 실질적인 이익을 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예컨대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 29조5664억원의 18.3%에 해당하는 5조4014억원을 해운부문에서 창출했다. 해운부문 영업이익(7450억원)은 전체 영업이익(2조730억원)의 36% 수준에 달한다.
특히 현대글로비스 해운부문은 매출 대비 수익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부문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6%로 가장 높았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27.7%에 불과했다. 물류부문 역시 매출 내 비중은 34.1%인 반면, 영업이익은 36.3%였다. 다시 말해 현대글로비스의 해운부문이 전반적인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글로비스가 국내 상장 해운사 중 HMM 다음으로 가장 많은 VLCC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현재 HMM의 VLCC는 총 14척이며, 현대글로비스는 11척이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직후 VLCC 운임은 전주 대비 약 35%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글로비스를 둘러싼 우호적인 영업 환경 뿐 아니라 근본적인 본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유의미한 부분이다. 신규 선박 도입이 예정된 데다, 중국의 완성차 수출 물량 강세로 해상운송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말 기준 96척 수준이던 선대를 오는 2029년까지 123척으로 28%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PCC 용선료지수가 올 들어 2년 만에 반등했다는 점도 호재로 읽힌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전방 완성차 업종과 맞물려 10% 조정을 받았으나, 투자기회로 추천한다"며 "순수 선사는 아니지만 올해 이익이 더 확실하게 개선될 수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가장 현실적인 투자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가경쟁력 높은 신규 선박 도입 효과까지 더해지는 만큼 배당 업사이드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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