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기 산업1부장] 내가 충주맨이었다면 어땠을까. 공무원 신분으로 충주시 홍보를 맡아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한 기적을 일궈냈는데, 나를 보호해주던 시장님이 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직한다면. 그리고 공무원을 그만두려는 찰나, 대통령실에서 영입 제안이 온다면 말이다.
솔직히 나였다면 대통령실을 선택했을 것이다. 충주시에 남기에는 동료들의 시기 질투와 텃세가 괴로웠을 것이고, 사기업으로 가자니 나를 온전히 지켜줄 울타리가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정권 초기라는 권력의 보호막 아래에서 2~3년 경력을 쌓는다면, 이후 어디든 더 좋은 조건으로 취직할 수 있을 거라 계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충주맨'의 선택은 결국 '김선태'였다. 가문의 영광인 공직의 정점도, 평생의 밥그릇이 보장된 철밥통 공무원도 아니었다. 충주시 채널 '충TV'를 100만명의 반열에 올린 그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내걸고 개인 유튜브를 개설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택했다.
누군가에게는 뜻밖의 선택이겠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필연적인 결단이었을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소위 '확실한 선택'을 고수하기보다, 때로는 불확실해 보이는 모험이 성공 확률을 뛰어넘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지금 불확실성의 시대, 아니 정확히 말하면 '불안의 시대'를 살고 있다. 성실한 노동의 대가로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교육하며 안정을 꾀하던 시대는 저물었다. 이제는 금융·자산·투자 수익이 신분을 증명하는 '자산의 시대'다.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치솟는 인플레이션 앞에서 월급의 가치는 나무늘보의 움직임처럼 답답하기만 하다. 아등바등 연봉을 올리고 저축해 내 집 마련을 꿈꿔보지만, 이미 수도권 집값은 10억원, 서울은 20억원을 훌쩍 넘겼다.
정부는 부동산을 투자가 아닌 주거의 영역이라 못 박으며 대출과 다주택 규제로 거주 이전의 자유마저 옥죄었다. 30년 전에 집을 산 이들은 수십억원의 시세 차익을 누리는데, 늦게 태어나 늦게 결혼한 세대는 그 기회조차 박탈당했다. 마치 '부동산판 단통법' 같다. 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싸게 사니, 차라리 모두가 비싸게 사라는 식이다. 이미 부자가 된 이들은 있는데, 이제 와서 "집으로 돈 벌지 말라"는 말은 공허하기만 하다.
"집 팔아 주식 사라"는 말에 코스피 7000을 기대하며 전 재산을 쏟아부었더니, 중동발 미사일 소식에 그간의 수익을 모두 토해내야 했다. '단군 이래 최대 호재'를 외치던 언론과 증권사들은 역대급 하락장 앞에 입을 닫았다. 6월 지방선거 전까지는 주가가 떨어질 리 없다던 지인도 나의 절박한 물음에 여전히 답이 없다.
대기업 취업이 인생의 훈장이던 시절도 지났다. 이제는 외벌이 월급만으로 자녀 둘을 키우기조차 버겁다. 삼성전자에 다닌다며 장원급제한 선비처럼 추앙받던 친구조차, SK하이닉스에 다니는 친구의 성과급 앞에서는 평범한 직장인이 돼버리는 냉혹한 현실이다.
결국 판을 뒤집기 위해서는 결단해야한다. '평범한 직장인', '성실한 공무원', '말 잘 듣는 국민'으로 사는 것 자체가 오히려 가장 불확실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사회가 약속한 제도적 안정성에 미래를 맡기기엔, 우리를 휘감은 불안의 그림자가 너무나도 짙다.
개인 채널 '김선태'는 개설 이틀 만에 구독자 80만명을 돌파하며 '충TV'의 기록을 위협하고 있다. 100만 달성은 시간 문제다. 그가 채널 개설 이유로 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솔직함은, 아마 모든 대한민국 노동자의 본심과 닿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직감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잠식하고, 글로벌 패권 다툼 속에 국내 기업들이 흔들릴 미래를. 이 거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높은 확률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 정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그의 채널에 '구독'을 누른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