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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떠난다…코스피 '패닉셀' 속 포지션 재편
배지원 기자
2026.03.04 17:40:17
"반도체 비중 과도" 삼성·하이닉스 큰 낙폭 vs 코스닥 순매수 추세
이 기사는 2026년 03월 04일 16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외국인이 이틀 연속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코스피 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대부분 받아내며 시장을 떠받치는 모습이다. 거래대금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고 지수는 금융위기 수준의 기록적인 낙폭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온다. 외국인이 한국 시장 전체 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 대형주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이런 해석의 근거로 제시된다.


출처=제미나이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월 27일과 3월 3일 두 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중동 사태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월 27일에는 7조1000억원을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어 3월 3일에도 5조2000억원을 팔아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두 거래일 동안 빠져나간 자금은 약 1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은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 부분 흡수했다. 거래도 폭증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2월 27일 53조88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3일에도 52조7300억원이 거래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매도가 특정 업종에 집중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에서 매도 규모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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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길 연구원은 "이번 하락을 외국인 포지션 축소로 볼 수 있는 핵심 근거는 업종별 수급에서 반도체 매도가 압도적으로 컸다는 점"이라며 "반도체 업종에서만 약 4조3000억원의 순매도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체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의 84%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한 것은 아니다"라며 "코스피 변동성을 좌우하는 반도체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방어주나 정책 수혜 업종 등 일부 종목을 담는 리밸런싱 전략을 병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코스피 대형주에서는 매도 압력이 강하게 나타났지만 코스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포착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의 낙폭이 특히 컸던 것도 이런 흐름과 맞물린다.


4일 장중에는 금융위기 이후 보기 어려운 급락세가 이어졌다. 코스피는 5592.59에 출발한 뒤 낙폭이 확대되며 장중 한때 5059.45까지 밀렸다. 결국 5093.54포인트에 장을 마감하면서, 전일 대비 12.06%포인트의 하락을 보였다. 이 하락률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가 급락했던 2024년 8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오천피'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이후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급격한 하락세 속에 시장 안정 장치도 연달아 작동했다. 개장 직후 코스피 선물 프로그램 매도를 일시 중단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전날에 이어 또다시 발동했다. 이후 낙폭이 더 커지자 오전 11시19분12초를 기해 유가증권시장 매매를 20분 동안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도 가동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사실상 무차별적인 매도 압력이 쏟아지는 상황"이라며 "장중 낙폭이 12%대에 달한 것은 9·11 테러 당시보다 큰 수준으로, 서킷 브레이커 발동 자체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급락이 기업 펀더멘털 변화보다는 수급 충격에 가까운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갈등 확대나 사모시장 신용 불안 등 기존 악재 외에 새로운 충격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국내 증시가 빠른 속도로 상승했던 만큼 외국인이 유동성과 환금성이 높은 한국 시장을 우선 현금화 대상으로 삼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하락이 언제 멈출지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금은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코스피 상승을 이끌어온 기업 이익 개선 전망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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