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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10조 = 유니클로+쿠팡+에이피알
노우진 기자
2026.03.04 09:45:14
데카콘 몸값 정당화 하려 사업별 평가가치 합산(SOTP) 전략…뻥튀기 파두 넘어서야
이 기사는 2026년 03월 03일 06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무신사)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무신사가 기업공개(IPO)에서 10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정당화 하기 위해 사업별 평가가치 합산 카드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단일 피어그룹 설정으로는 기대치의 가치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을 넘어 자체 브랜드(PB)와 뷰티 등으로 확장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각기 다른 잣대로 평가하겠다는 구상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기업가치 산정에 SOTP(Sum of the parts)를 유력하게 검토하는데, 이는 사업마다 개별 가치를 산출한 뒤 합산해 전체 몸값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본업 가치를 평가하고 종속회사의 지분 가치를 더하는 방식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며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무신사의 특성을 밸류에이션 극대화로 연결하는 게 목적이다.


실제 제안서 단계에서도 다수의 하우스가 기업가치 산정에 해당 방식을 차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마다 평가 잣대를 달리하며 거론된 비교군도 다양하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쿠팡, 아마존 등이 물망에 올랐고 자체 브랜드(PB) 사업 면에서는 유니클로가 이름을 올렸다. 조조타운 역시 유력한 후보다. 뷰티 사업의 피어그룹으로는 에이피알, CJ올리브영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무신사 관계자는 "폭넓은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단일 기업으로는 적합한 비교기업이 없다"며 "사업마다 나눠서 가치를 평가한 제안서가 많았다"고 전했다.


배경에는 높은 시장 기대치와 현실적 몸값의 괴리가 있다. 무신사는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 실적으로는 설득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주가매출비율(PSR)을 기준으로 10조원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7~8배를 적용해야 한다. 쿠팡이 나스닥 상장 당시 적용한 배수는 3.5배였다. 상대적 고평가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다. IB 관계자는 "눈높이가 높다 보니 주관사 경쟁 당시에도 하우스마다 에쿼티스토리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성장세에는 이견이 없지만 여전히 10조원은 비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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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극대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SOTP 방식은 유용한 카드로 꼽힌다. 사업별 가치 산정 과정에서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이유다. 특히 이익 창출 전 단계인 비상장 계열사나 신사업 부문에도 미래 추정 실적을 기반으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무신사가 거느린 다수의 자회사 잠재력을 현재 가치로 끌어오는 것도 가능하다. 시장을 납득시킬 논리 구조만 확보한다면 밸류에이션 상단을 대폭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이피알은 SOTP 방식을 통해 밸류에이션 상단을 연 대표적 사례다. 화장품 제조업 외 뷰티 기기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 착안해 비교군에 기타 의료용 기기 제조업체를 대거 포함했다. 최종 유사기업으로 낙점된 클래시스와 하이로닉, 원텍의 당시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31.63배, 36.03배, 21.84배였다. 이들 기업을 제외한 평균 PER은 22.68배 수준으로, 에이피알이 최종 산출한 평균 PER 25.07배에 못 미치는 수치다. 결과적으로 멀티플이 높은 테크 기업을 피어그룹에 편입시켜 전체 몸값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다만 증시 입성까지의 문턱은 높다. 한국거래소의 심사 기준은 이른바 뻥튀기 상장 논란이 일었던 파두 사태를 기점으로 까다로워졌다. 파두가 추정 실적과 기업가치를 부풀려 상장하는 과정에서 심사 및 감독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진 영향이다. 이를 고려하면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고 일부 사업의 미래 성장성을 전면에 부각하는 방식으로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IB 관계자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피어그룹에 대한 의구심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역량이다. 거래소의 엄격해진 심사를 통과하는 동시에 투자자의 확신을 끌어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낙관적 전망에 치우친 합산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피어그룹 선정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정교한 할인율을 설계하는 데 사활을 걸 전망이다. 각기 다른 사업 부문이 창출할 시너지와 해외 고멀티플 기업의 잣대를 적용해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게 핵심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가치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이런 때일수록 주관사 역할이 중요하다"며 "우려를 불식하고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가 만족할 결과를 도출한다면 하우스의 역량을 입증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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