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박순석 회장이 이끄는 신안그룹은 휴스틸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과 신안캐피탈을 축으로 한 금융·대부업, 리베라CC 등 관광·레저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독특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근 장남 박훈 대표와 차남 박지호 씨를 중심으로 계열사 지배구조 변화가 나타나면서 2세 승계 작업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제조·금융·레저 자산을 기반으로 한 신안그룹의 지배구조와 후계자별 승계 구도, 남아 있는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신안그룹은 박순석 회장을 정점으로 제조·금융·레저를 아우르는 독특한 현금 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외형상 건설업을 모태로 한 중견그룹의 문어발식 확장(사업다각화)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제조업에서 창출된 현금이 금융·대부 계열을 거쳐 그룹 전반으로 재배분되고, 관광·레저 자산이 자금 조달 기반 역할을 하는 '박순석식(式) 내부 자금 순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남 신안 출신 박순석 회장이 1980년 설립한 신안종합건설은 그룹 지배구조의 출발점이었다. 현재 신안그룹은 휴스틸과 CNT85 등 상장사 2곳을 포함해 총 26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건설업이 모태임에도 현재 그룹의 실질적 무게중심은 제조업(휴스틸), 금융·대부(신안), 관광·레저(관악) 등 세 축으로 분산돼 있다. 최근에는 장남 박훈 대표와 차남 박지호 씨를 중심으로 주요 계열사의 지배구조 변화가 나타나면서 그룹의 승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중 핵심 상장사인 휴스틸은 그룹의 '캐시카우'이자 총수 일가의 주요 배당 재원이다. 2001년 편입 이후 23년 연속 배당을 실시했으며, 최근 10년간 현금배당 총액은 약 640억원에 달한다. 휴스틸은 그룹 내 대표 제조 계열사이자 장남 박훈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8%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약 300억원이 오너 일가와 주요 계열사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휴스틸은 적자를 기록했던 2016년과 2019년에도 배당을 실시하며 그룹의 주요 현금 창출원 역할을 수행했다.
금융·대부 계열사들은 신안이 내부 공사와 계열 거래 등을 통해 축적한 자금을 대여금 형태로 계열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금융·대부 계열 중간지주사인 신안은 박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로, 2025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4937억원으로 약 5000억원에 육박한다. 휴스틸 군산공장 신축공사, 관악 관련 개발사업, 골프장 시설 공사 등 계열사 발주 공사에 참여하면서 440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축적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그룹 안팎에서는 신안이 사실상 금융·대부 계열의 자금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박 회장 개인회사인 동시에 그룹 내 자금 흐름의 중심축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축적된 자본은 대부 계열을 통해 그룹 전체로 퍼져 나간다. 신안은 대부 계열사인 그린씨앤에프대부와 2000억원 규모의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맺고 자금을 공급하며, 그린씨앤에프대부는 이를 다시 계열사 및 오너일가에 재대여하는 구조다.
실제 그린씨앤에프대부의 지난해 말 약정 현황을 보면 이러한 역할이 드러난다. 그린씨앤에프대부는 신안과 박 회장 등으로부터 1795억원을 차입해 이를 박 회장의 차남 박지호 씨 및 오너일가 개인회사 등에 대여해준 것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그룹 내부에 축적된 자금이 대부 계열을 거쳐 계열사와 오너 일가로 재배분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관광·레저 축의 핵심인 '관악'은 리베라CC 등을 운영하며 그룹 자금 운용의 담보 역할을 수행한다. 관악은 휴스틸, 신안캐피탈 등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발행한 골프장 특별회원권을 통해 약 13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운용 중이다. 해당 차입금의 이자율은 0.3% 수준에 불과해 레저 자산을 매개로 그룹 내 저리 자금을 융통하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순석 회장이 고령에 접어든 만큼, 이처럼 촘촘하게 연결된 제조·금융·레저 자산의 지배력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재편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장남 박훈 대표가 휴스틸을 중심으로 제조업 부문을, 차남 박지호 씨가 신안캐피탈을 중심으로 금융·대부 부문을 이끄는 구도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신안그룹 승계의 핵심은 단순히 특정 계열사 지분을 이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조·금융·레저로 이어지는 내부 자금 순환 구조의 지배력을 후계자들에게 어떻게 나눠 이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신안그룹 관계자는 "승계와 관련해 아직 공식화된 계획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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