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다산소사(多産少死)'의 구조적 한계를 깨기 위해 금융당국이 강력한 메스를 꺼내 들었다. 금융위원회의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에 대한 관리·퇴출 기준이 본격 적용된다. 그간 '동전주'로 불리며 시장에 잔존해 온 기업들 상당수가 구조조정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퇴출 사정권에 든 기업들이 처한 재무적 결함과 사업적 한계를 정밀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신안종합건설 계열 코스닥 상장사 'CNT85'가 외부감사인 교체 이후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7배 이상 급증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동전주 탈피'를 위해 5대1 주식병합까지 결정한 상황에서 대규모 손실이 한꺼번에 반영되자, 잠재 부실을 털어내는 이른바 '빅배스(Big Bath)' 성격의 회계 처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비용 선반영이 향후 실적 기저효과로 이어져 주가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NT85의 2025년 연결 기준 잠정 영업손실은 113억원으로 전년(14억원) 대비 7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솔실도 13억원에서 12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손실 대부분이 4분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이 23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9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연말 결산 과정에서 추가로 반영된 셈이다. 통상 분기 실적과 달리 기말 결산에서 손실이 급증하는 경우 회계 추정 변경이나 자산 손상 인식 등이 반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회계업계에서는 이번 손실 급증의 배경으로 외부감사인 교체를 주목하고 있다. CNT85는 2025년부터 외부감사인을 예지회계법인에서 신한회계법인으로 변경했다. 통상 감사인이 교체되는 첫해에는 기존 회계 추정치에 대한 검증 강도가 높아지면서 자산 가치 하락 징후가 있는 항목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회계 처리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무형자산 손상차손이나 프로젝트 관련 비용 등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되며 손익이 크게 악화되는 '빅배스' 패턴이 나타나기도 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신규 감사인은 향후 감리 가능성까지 고려해 자산 가치 평가를 보다 엄격하게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다"며 "분기 실적과 달리 기말 결산에서 손실이 많이 늘어나는 것은 잠재 부실을 한 번에 반영하는 전형적인 빅배스 형태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CNT85가 대규모 손실 반영이라는 '선제적 비용 처리'를 선택한 배경에는 강화되는 상장 유지 규제 환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일정 기간 종가가 1000원 이하에 머무는 종목에 대해 관리종목 지정을 강화하는 등 저가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한층 엄격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13일 종가 기준 CNT85 주가는 492원으로 대표적인 '동전주'에 속한다. CNT85는 최근 5대1 주식병합을 통해 주가를 2000원 안팎 수준으로 끌어올려 동전주 이미지를 벗어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다만 병합 이후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다시 상장 유지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규모 비용 반영이 향후 실적 부담을 낮추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관건은 본업의 실적 회복 여부다. CNT85는 2023년 말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신안종합건설 계열 주택개발업체 '인스빌'을 인수하며 건설 사업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대했던 사업 시너지는 아직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2024년 전체 매출의 약 9%를 차지했던 건설 부문 매출은 2025년 3분기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경기 위축으로 신규 수주가 감소하면서 관련 사업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CNT85 관계자는 "건설 경기 장기 침체로 수주가 감소하며 매출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주식병합으로 동전주 이미지를 탈피하고 투자자 인식을 개선해 주가 관리 여건을 조성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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