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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 곳곳에 K테크…AI 무대 넓힌다
타이베이(대만)=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2026.06.03 21:49:30
NPU 내세운 딥엑스·모빌린트…콘텐츠·장비사도 참전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3일 21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컴퓨텍스 2026'가 열린 난강 제2 전시장 '이노벡스' 구역에는 한국 스타트업 기업들이 모여 있었다. (사진=김주연 기자)

[타이베이(대만)=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컴퓨텍스의 화두가 PC에서 인공지능(AI)으로 옮겨가면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부터 디스플레이, AI 반도체 팹리스, 반도체 장비 기업까지 참여 분야가 확대되며 저변을 넓히는 모습이다.


2일부터 오는 5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2026' 전시장 곳곳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부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과거 PC 제조사와 주변기기 업체 중심 행사였던 컴퓨텍스가 AI 중심 전시회로 성격이 바뀌면서 참가 기업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물론 AI 반도체, 반도체 장비 업체들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전면에 나서며 한국 기술 산업의 저변 확대를 실감케 했다. 컴퓨텍스 2026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총 39개 한국 기업이 참가했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컴퓨텍스 2026'에서 설치한 부스에서 제품을 소개하며 대만 시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사진=김주연 기자)

팹리스 업체인 딥엑스는 부스를 크게 꾸리고 스마트 인프라, 지능형 영상 보안, 스마트팩토리, 온디바이스 OCR, 온프레미스 엣지 서버, 메디컬 AI 등 다양한 피지컬 AI 솔루션을 선보였다. 대만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1세대 제품인 DX-M1은 딥엑스뿐 아니라 애드벤텍, 애즈락, MSI, 에이온 등 30여개 글로벌 파트너사 부스에도 함께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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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엑스가 추론 작업에 특화된 초저전력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는 기업인 만큼 부스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의 성능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시연들이 준비됐다. 그중 AI를 통해 이미지를 분류하는 작업을 딥엑스의 DX-M1과 이스라엘 기업 헤일로의 제품,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비교한 시연이 눈길을 끌었다. 


딥엑스가 보유한 저전력·저발열 기술 덕분에 AI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도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딥엑스의 DX-M1과 헤일로의 칩을 손으로 만졌을 때 그 차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 또한 산업용 PC 제품에서도 별도의 냉각팬 없이 AI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똑같은 연산 기능을 처리하면서도 발열이 적다"며 "한 고객은 이 차이를 보고 '딥엑스가 지구를 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딥엑스는 대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컴퓨텍스에서 딥엑스 제품을 탑재한 대만 파트너사는 15개사였지만 올해는 두 배로 늘었다.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대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글로벌 고객사들로부터도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모든 컴퓨터 하드웨어의 제조 공장이자 메카가 곧 대만"이라며 "대만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면 피지컬 AI 반도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NPU 설계 기업인 모빌린트 역시 대만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두 번째로 컴퓨텍스에 참가한 모빌린트는 온디바이스와 온프레미스 환경을 위한 AI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회사다.


올해 컴퓨텍스에서는 USB 형태의 AI 가속기 'MLD-R1'을 선보였다. 보통 AI 가속기라고 하면 크고 두꺼운 장비를 떠올리기 쉽지만 USB 형태로 제작해 일반 노트북에서도 AI 모델을 동시에 여러 개 구동할 수 있도록 했다. 노트북 화면에는 사람의 얼굴 등을 식별할 수 있는 비전 계열 AI 모델이 구현됐다. 모빌린트 관계자는 "현재는 비전 계열 용도로 선보이고 있지만 조만간 반도체가 양산되면 대형언어모델(LLM)도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중앙처리장치(CPU)를 통해 내부 서버를 활용할 경우 비교적 작은 디바이스에서도 고성능 모델을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도 선보였다. 해당 제품들은 대만 기업인 래너, DFI, 넥스컴 등과 협력해 개발됐다. 특히 NPU를 활용해 언어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은 만큼 관련 문의도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모빌린트는 향후 대만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날 한 대만 기업과도 부스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선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내수 시장에 집중하면서 한국 기업과 개념실증(PoC)이나 과제를 진행했다"며 "대만, 일본, 미국, 유럽 시장에서는 대리점과 파트너십을 추진해 현지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장비 업체들도 이런 흐름에 합류했다. 한미반도체의 경우 별도 제품 전시는 하지 않았지만 컴퓨텍스가 AI 중심 행사로 변모한 만큼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참여했다. 한미반도체에 따르면 지난 2일에는 곽동신 회장과 장남인 곽호성 씨도 컴퓨텍스 현장을 찾았다. 지난 1일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기조연설도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올해는 전시회장을 둘러보기 위해 참여했다"며 "상황에 따라 내년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린트는 USB 형태의 AI 가속기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노트북에서도 3개의 비전 AI 모델을 돌릴 수 있다. (사진=김주연 기자)

한국 스타트업들도 컴퓨텍스 현장을 찾았다. 난강 제2전시장에는 해외 각국의 스타트업들이 국가별로 부스를 꾸리고 방문객을 맞이했다. 우리나라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고양산업진흥원 등이 스타트업 특화관 '이노벡스'에 한국관을 마련했다.


XR 콘텐츠 스타트업 망그로브는 현장에서 대만 기업 에이수스(ASUS) 모니터를 통해 자체 제작한 수중 영상 콘텐츠를 공개했다. 망그로브는 8K 화질의 수중 영상을 LG전자 OLED TV에 탑재해 20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 TV가 단순한 영상 표시 장치를 넘어 거실의 갤러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공간 분위기를 조성하는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콘텐츠를 활용해 매장 등에서 갤러리 영상 형태로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다음 주 프랑스에서 열리는 비바텍에서는 루이비통과 영상 활용 방안에 대한 미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신용수 대표는 "대만은 LED 산업이 발달한 만큼 콘텐츠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컴퓨텍스는 하드웨어 중심 행사지만 하드웨어가 잘 표현되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기업 LDE 역시 첫 컴퓨텍스 참가를 통해 고객사 확대에 나섰다. LDE는 LG디스플레이 협력사로 디스플레이 수명 검사 장비 등을 제작한다. 대만은 마이크로 LED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AUO 등을 중심으로 자체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LDE는 이러한 시장을 겨냥해 해외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심석광 LDE 대표는 "LG디스플레이 외에도 중국과 베트남에는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고객사를 더 확보하기 위해 나섰다"며 "대만에는 아직 고객사가 없지만 한국 못지않게 디스플레이 산업이 활성화된 시장인 만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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