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선익시스템이 인공지능(AI) 저전력 디스플레이 수요 확산을 등에 업고 글로벌 OLED 증착장비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넓힐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에서 자사 첫 AI PC용 칩 'N1 X'를 공개, AI 기능이 개인용 디바이스 내부에서 구현되는 'AI 노트북' 시대를 강조했다.
온디바이스 AI가 확산될수록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에서도 저전력 기술이 선결 조건으로 떠오른다. 소비 전력이 큰 디스플레이를 저전력화하지 않으면 AI 노트북의 배터리 효율과 발열 관리 모두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탠덤 OLED를 저전력 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술로 꼽는다. 발광층을 두 겹으로 쌓아 기존 OLED 대비 밝기와 수명, 전력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AI PC 시대 주요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는다.
이미 시장에서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7월 8.6세대 IT OLED 양산에 돌입하고, BOE도 이달 중 8.6세대 양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양산 개시를 OLED 산업이 투자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생산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로 읽는다.
애플도 OLED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아이패드 프로에 탠덤 OLED를 적용한 데 이어 맥북 시리즈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능이 강화될수록 배터리 사용 시간과 발열 관리가 중요해지는 만큼 저전력 OLED 채택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OLED 제조 공정 방식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8.6세대 OLED 투자에는 파인메탈마스크(FMM) 방식 외에 비전옥스의 ViP, CSOT의 잉크젯 프린팅 방식 등이 거론된다. 다만 애플 공급망에 속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BOE는 모두 FMM 기반 생산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ViP 방식은 6세대 투자까지 진행됐으나 대규모 양산 성과가 제한적인 만큼 당분간 FMM이 주력 공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OLED 수요 확대는 노트북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AI 산업이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단계로 진입하면서 스마트글래스와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차, 산업용 웨어러블 등 저전력 디스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수요처가 속속 열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중국 패널 업체들의 추가 OLED 투자도 거론된다.
이에 따라 증착장비와 물류장비, 검사장비, 소재 등 OLED 소부장 밸류체인 전반의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FMM 공정의 핵심 설비인 증착장비 시장에서는 선익시스템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증착장비는 OLED 화소 형성과 수율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전공정 설비다. 그동안 일본 캐논토키가 사실상 독점해온 시장에서 선익시스템은 지난해 BOE B16 8.6세대 OLED 투자에 이어 최근 LG디스플레이 6세대 OLED 인프라 투자에도 참여하며 한중 양대 패널사 차세대 투자에 잇달아 이름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최근 OLED 투자 사이클이 과거 스마트폰 중심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노트북과 스마트글래스, 피지컬 AI 기기 등 새로운 수요처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OLED가 스마트폰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 PC와 확장현실(XR), 로봇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AI 산업 성장의 수혜가 반도체를 넘어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전력 반도체와 고효율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고 있어 차세대 OLED 생산능력 확대 과정에서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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