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선익시스템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증착장비 사업 투자를 본격화한다. 자사주를 활용해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해외 고객사와 양산 논의를 진행 중이며, 업계 안팎에서는 내년 상반기 양산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선익시스템은 오는 26일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상정한다. 현재 보유한 자사주 47만5030주 가운데 82.5%에 해당하는 39만2021주를 처분, 이를 페로브스카이트 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확보한 자금은 페로브스카이트 증착설비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에 투입한다. 시험 생산과 고객 평가에 필요한 장비를 마련하고, 핵심 부품과 소재를 미리 확보하는 데 쓴다. 자금 규모와 처분 시기, 방식 등은 주총 이후 확정되며, 연내 진행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선익시스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 고객사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증착장비 양산 협의를 이어온 만큼 투자 시점에 대비해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양산 투자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보완할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실리콘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를 덧붙이는 텐덤 구조를 적용하면 발전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어 업계 관심이 높다. 단일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제조 방식에서도 강점이 있다. 박막 형태로 만들 수 있어 공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저온 공정이 가능해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가벼운 구조와 높은 효율을 바탕으로 우주용 차세대 태양전지 후보로도 주목받는다.
다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다. 습기나 열, 빛에 약해 성능이 떨어질 수 있고, 납(Pb)을 사용하는 소재 특성상 환경 문제도 지적된다. 또 큰 면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술도 아직 부족하다. 현재는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익시스템은 기존 디스플레이용 OLED 증착장비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장비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OLED 증착 공정과 유사한 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태양전지 분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현재는 페로브스카이트 연구용 장비를 중심으로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양산용 장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디스플레이 장비에서 쌓은 공정 제어와 박막 증착 기술이 선익시스템만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글로벌 에너지 환경 변화도 선익시스템이 페로브스카이트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태양광 등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이 높은 중국은 에너지 수급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차세대 태양광 기술 투자 확대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현지 주요 태양광 업체들도 페로브스카이트 등 차세대 기술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실리콘 태양전지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정부 보조금 지급도 중단된 상태"라며 "이란산 원유 수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페로브스카이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태양광 업체 중심으로 관련 투자 검토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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