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펄어비스가 유럽 자회사 CCP게임즈를 매각한다. 지난 2018년 약 2억2600만달러(한화 2500억원)에 인수한 지 약 8년 만이다. 인수 이후 6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커짐에 따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아이슬란드 게임사 CCP게임즈 지분(1097만3763주)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금은 약 1억2000만달러(한화 약 1771억원) 규모로, 확정현금 1억달러와 토큰 취득 권리 2000만달러로 구성된다. 회사 자산총액(1조1491억원) 대비 15.4%에 해당한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다.
CCP게임즈는 '이브 온라인'을 개발·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사다. 앞서 펄어비스가 지난 2018년 9월 총발행주식 1043만568주를 약 2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글로벌 지식재산(IP) 확보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룬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CCP 게임즈는 인수 이후 '이브 뱅가드', '이브 프론티어' 등 신작을 내놨지만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또한 가상현실(VR)이나 블록체인 등 실험적인 프로젝트에 막대한 개발비를 투입하면서 본사의 재무 부담이 커졌다.
실제 인수 이후 CCP게임즈가 속한 펄어비스 아이슬란드 법인의 순이익은 지속 하락했다. 2019년 순이익 158억원을 거둔 이후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약 6년 동안 적자 늪이 깊어졌다. 아이슬란드 법인의 순손실 규모는 ▲2020년 20억원 ▲2021년 92억원 ▲2022년 905억원 ▲2023년 245억원 ▲2024년 265억원 ▲2025년 410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유럽 시장 공략 및 글로벌 진출 범위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신작 개발 부담이 겹치면서 재무체력이 떨어진 점도 한몫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6월부터 CCP게임즈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고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매각 절차를 진행해 왔다. 실제 회사는 이날 CCP게임즈 매각 목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거래가 펄어비스의 재무 부담을 일정 수준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가 대비 절반 수준에 매각한다는 점에서, 6년간 누적된 적자 부담을 털어내는 데 방점을 뒀을 것이란 시각이다. 적자 계열사를 덜어낸 후, 일부 자금을 확보해 차기작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펄어비스는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고민 끝에 매각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매각 이후에도 CCP게임즈와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양사는 독립적인 경영 기조 하에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장기적인 성장 방향을 함께 고민한 결과 현 경영진에게 매각하는 게 양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거래는 소유 및 지배구조 변경에 한정되며, CCP게임즈의 조직과 제품, 차기작 개발 계획 및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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