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무신사가 자신들의 상장 주관사단을 이례적인 장고 끝에 구성했지만 시장에서는 적잖은 잡음이 나고 있다. 무신사가 주관사 지위를 담보로 삼아 조만호 회장이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부동산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등 반대급부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최근 국내 IPO 주관사 후보군에 맨데이트 계약을 근거로 상장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부동산 파이낸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 입장에서는 단순한 상장 주관사가 아니라 종합적인 금융 주치의를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무신사는 실제로 지난주 초 IPO 주관을 맡을 IB하우스로 해외 대표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해외 공동 JP모간을 먼저 선정했다. 국내 주관사로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하마평을 이뤘지만 이례적으로 선정을 미루면서 일주일간 길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IB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무신사 측에서) 여러 파이낸싱 요구가 이어졌고 그 규모도 통상의 수준을 넘어섰다"며 "물류센터 건설을 직접 도와달라거나 부동산 관련 사업에 쓰일 자금을 조달해 달라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요청을 들어줄 수 없으면 사실상 대표 주관사 자리를 넘볼 수 없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증권사 중 주관사단에 포함된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각각 IPO만이 아니라 무신사의 요구에 부응할 역량을 갖춰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가운데서는 가장 주목할 만한 부동산 금융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고, KB증권도 금융지주 계열로 관련 KB국민은행 등을 통해 종합금융 지원이 가능하다는 평을 얻었다. 무신사는 일주일 동안 KB증권에 대표 주관 타이틀을 줄 것인가, 혹은 공동 주관에 그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가 결국 주말께 후자의 선택을 내렸다.
하지만 발행사와 주관사가 기업공개(IPO)를 기점으로 장기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게 통상적인 일이라고 해도 시장에서는 공적인 상장 파트너 선정 과정에 창업주가 개인의 자금 이슈까지 결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무신사에 대한 조만호 의장의 장악력을 감안하면 다양한 파이낸싱 요구가 회사 성장을 넘어 오너 개인의 사적 이익 추구로 연결될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 의장은 지난 5월 자신이 개인적으로 추진하는 한남타워 개발 사업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동산 유관 부서만이 아니라 상장 파트너 자리를 노리고 있던 증권사 IPO팀에 자금 조달을 의뢰했다는 후문이다. 투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자 IPO를 레버리지 삼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무신사가 시간을 끌었던 이유도 증권사로부터 더 큰 규모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무신사는 지난 8월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지 약 100일 만에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 지었다. 기간도 지나치게 길었지만 그 이후의 행보가 더 눈에 띈다. 무신사는 주관사단을 구성한 후에도 KB금융지주라는 뒷배를 가진 KB증권에 대표 주관사와 공동 주관사를 흔들다가 결국 공동 타이틀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IB 관계자는 "좋게 해석하면 발행사가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것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이른바 갑질을 너무 심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최대 10조원의 기업가치를 뽑아야 할 IPO이지만 조만호 의장이나 경영진의 생각에 미묘한 차이가 있고, 또 주주로 등재된 재무적 투자자들이 각기 다른 속내를 갖고 있어 실제 상장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관사 선정 과정은 사익추구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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