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편입은 동양생명에 새로운 기회이자 시험대다. 인사 재편과 자본 구조 변화, 방카슈랑스 위축과 수익 둔화, 그리고 ABL생명과의 통합 가능성까지. 외형은 커졌지만 체력은 충분한지, 통합은 시너지가 될지 부담이 될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딜사이트는 동양생명의 지배구조 변화와 재무 구조, 수익 기반, 통합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향후 물리적 결합을 둘러싸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시너지 기대와 함께 '통합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승자의 저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동양생명이 ABL생명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통합이 이뤄질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한 피인수사의 자본 체력이 통합 법인의 건전성 지표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조직 문화 충돌과 노사 변수까지 더해지며, 외형 확대가 곧바로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내 보험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현재 별도 법인 체제인 '한 지붕 두 가족'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장기 통합을 염두에 둔 사전 정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성대규 동양생명 사장은 올해 1분기 '통합컨설팅 TF'를 발족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HR(인사) 통합 TF 가동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을 앞두고 제기되는 가장 큰 변수는 재무 체력이다. 총자산 규모만 보면 동양생명(약 36조원)이 ABL생명(약 20조원)을 크게 웃돈다. 그러나 단순 자산 규모와 별개로 지급여력(K-ICS·킥스)의 질과 자본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BL생명의 자본적정성은 이미 시장의 경계선에 올라있다. 금융당국 경과조치를 제외한 ABL생명의 실질 K-ICS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07.9%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130%)을 밑돌고 법적 하한선(100%)에 근접해 있다. 통합이 단행될 경우 동양생명의 자본 여력이 완충 역할을 하겠지만, 그만큼 자체 자본 활용 여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ABL생명의 기본자본 감소세는 자본의 '양'뿐 아니라 '질'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최근 1년 새 기본자본이 30% 이상 감소한 점은 향후 금리·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방어력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 역시 최근 수익성과 CSM 성장 둔화 등으로 체력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며 "이 상태에서 기초 체력이 약한 회사를 흡수하면 통합 법인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무 리스크와 함께 또 다른 난제는 '화학적 결합'이다. 현재 양사에는 ▲기존 동양생명 조직 문화 ▲우리금융지주 편입에 따른 지주사 문화 ▲성대규(동양생명)-곽희필(ABL생명) 사장으로 이어지는 신한라이프 출신 라인 ▲ABL생명 고유의 구 알리안츠 문화 등 서로 다른 정체성이 공존한다. 단순한 조직 통합을 넘어 문화·보상 체계·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일원화할지가 통합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특히 성대규 사장과 곽희필 ABL생명 대표가 모두 과거 신한라이프 통합을 경험한 인물이라는 점은 양면성을 지닌다. 통합 경험이라는 강점이 있는 반면, 외부 출신 경영진 중심의 구조 재편이 내부 구성원의 심리적 저항을 자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직 융합이 지연될 경우 내부 결속 약화와 인력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용 부담도 현실적인 변수다. IT 시스템 통합, 상품 포트폴리오 정비, 중복 인력 조정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은 상당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순이익 감소와 투자영업 의존도 확대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는 동양생명 입장에서는 통합 비용이 단기 수익성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사 문제 역시 잠재적 리스크다. 양사 노조가 고용 안정·보상 체계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일 경우 통합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통합이 장기화될 경우 영업 현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이는 설계사 조직 안정성과 판매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을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를 꿈꾸고 있지만, 현재 두 회사의 상황은 '1+1=2'가 아닌 마이너스가 될 우려도 있다"며 "동양생명이 ABL생명의 부실을 떠안고 가다가는 그룹 내 통합 과정 자체가 우리금융 전체의 재무적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더 큰 동양생명을 중심으로 통합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시기나 방법이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사 협의 및 통합 관련 일회성 비용은 통상적인 통합 절차의 일부로, 중장기적으로는 규모 확대를 통한 재무 완충력 강화와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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