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MG손해보험의 가교 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이미 하나손해보험을 계열사로 두고 있음에도 추가 인수에 나선 것은 현재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만으로는 그룹 수익 구조와 금융지주 순위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마감된 예별손보 공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사모펀드 JC플라워, 하나금융이 참여했다. 예금보험공사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인수의향서 평가를 거쳐 이달 말까지 예비 인수자를 선정한 뒤, 실사와 본입찰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이 보험사 인수전에 나선 것은 2023년 KDB생명 인수 시도 이후 약 3년 만이다. 당시 하나금융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추가 자본 투입 부담 등을 이유로 최종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사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이 같은 기조 변화의 배경으로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비은행 부문 강화 의지가 꼽힌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비은행 부문의 부진을 지적하며 "증시 활황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에도 그룹 비은행 부문의 아쉬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비은행 부문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수치에서도 위기감은 드러난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는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13%에 그쳐, 30~40%대에 이르는 KB금융과 신한금융에 크게 못 미친다. 이는 2024년 연간 기준 비은행 기여도(15.7%)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으로, 단순 비교하더라도 비은행 부문의 성장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함 회장의 문제 인식이 다시 M&A 시장에서 적극적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지난해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대폭 보강한 점도 하나금융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에 이어 우리금융까지 대형 보험 인수에 성공하면서, 비은행 비중이 낮은 수익 구조가 지속될 경우 순이익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금융지주 순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 산하 보험 계열사 간 체급 차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하나손해보험의 총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조933억원으로 업계 12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산 기준 업계 5위인 KB손해보험이나 생명보험 업계 4위인 신한라이프와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여기에 우리금융 역시 지난해를 기점으로 자산 50조원 안팎의 대형 보험 계열사를 거느리게 되면서, 주요 금융지주 간 보험 경쟁 구도는 한층 더 벌어진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예별손보는 하나금융에 비교적 부담이 적은 선택지로 평가된다. 예별손보는 MG손해보험의 부실 자산을 정리한 뒤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가교 보험사로, 롯데손해보험 등 다른 매물과 비교해 인수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수 이후 자본 정상화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비교적 제한된 비용으로 보험 부문의 체급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예별손보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최소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000억~8000억원가량을 예보가 지원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하나금융이 인수전을 끝까지 완주할지를 두고는 여전히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 하나금융은 2020년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하나손보를 출범시켰지만, 이후 시장 점유율 확대나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뚜렷한 반등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롯데카드와 KDB생명 인수를 검토했다가 철회한 전례도 있어, 이번 예별손보 인수 역시 최종 성사 여부를 놓고는 관망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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