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대주주 변경을 두고 빅딜 이전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상 지배구조가 변동했을 경우 소액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즉각적으로 공개매수를 요구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는 미리캐피탈과 궁극적인 목적이 같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는 명분 싸움을 하기보다는 주가 부양을 통한 차익 실현 등 실질적인 이득을 우선시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2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스틱의 최대주주가 미국계 운용사 미리캐피탈로 변경된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할 적임자로서 대주주 역할을 기대한다"는 쪽으로 공식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리캐피탈의 과거 트랙레코드 등이 얼라인이 그간 요구해온 주주가치 제고 방향성과 궤를 같이한다는 판단에서다. 얼라인은 도용환 회장과 미리캐피탈 사이의 경영권 매각 거래를 사전에 인지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파악되지만 최대주주가 된 미리와는 이미 내통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얼라인은 스틱 지분 7.63%를 보유하고 있다.
통상 행동주의 펀드가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경쟁에 나서는 것은 대주주의 기업가치 훼손이나 인색한 주주환원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반면 미리캐피탈은 수익률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재무적 투자자(FI) 성격이 짙다. 특히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주당 1만26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지분을 인수한 만큼, 향후 원활한 엑시트를 위해 주가 부양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얼라인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공개매수로 지분을 확대하며 경영권에 간섭하기보다는, 미리캐피탈 체제 하의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계산을 마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행동주의 운용사 관계자는 "얼라인의 이창환 대표가 KKR 출신이고, 스틱에 5% 넘는 지분을 확보한 것도 미국 증시에서 사모펀드 운용사가 상장돼 있을 경우 받고 있는 멀티플(기업가치 배수)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얼라인은 스틱이 창업주 도용환 회장의 일인 지배체제 하에서 관행적인 구태를 벗어나지 못해 심각히 저평가돼 있다고 여겼기에 미리캐피탈과의 빅딜을 오히려 선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스틱이 최대주주 변경 공시와 동시에 발표한 강도 높은 밸류업 계획은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스틱은 임직원 보상 체계를 성과 중심의 주식기반보상(RSU)으로 개편하며, 지급 조건으로 '주가 1만 5000원 달성'을 명시했다. 이는 사측이 지향하는 주가 하한선이 1만 5000원이라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시장에 제시한 것으로, 이번 경영권 매각 단가인 1만 2600원보다도 19% 높은 수준이다. 얼라인 입장에서는 적대적 M&A나 지분 대결 같은 소모전보다는, 상향된 목표 주가 도달 시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실리 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밸류업 계획 발표 직후 스틱의 주가는 약 20% 급등하며 현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얼라인은 행동주의 펀드로서의 본연의 역할은 지속할 방침이다. 얼라인은 스틱의 이번 밸류업 계획과 관련해 ▲차세대 리더십 승계의 구체적 타임라인 ▲자사주 소각 규모 및 시기 확정 ▲임직원 성과 보상 비율의 합리적 설정 ▲이사회 과반수의 독립이사 선임 등 세부적인 실행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스틱이 공언한 밸류업 플랜의 이행 과정을 철저히 검증함으로써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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