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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조현범 빈자리 채울 '재무 사단' 전진배치
이세정 기자
2026.03.16 12:00:19
사내이사 후보 2인 '재무통', 시스템경영 전환…이사 늘리고 보수 삭감해 '갈등' 봉쇄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3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테크노플렉스.(제공=한국앤컴퍼니)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한 가운데 실무형 재무 전문가들이 그 빈자리를 채운다. 특히 이사회 규모를 확대하면서도 이사 보수 한도는 오히려 축소시킬 계획이다. 소액주주와의 갈등 요소를 제거하는 동시에 비용관리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 형 조현식 갈등에 부담 느낀 조현범 회장, 등기임원 사임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는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 2인의 선임안을 상정했다. 이는 조 회장이 지난달 20일 일신상의 이유로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조 회장이 등기임원직에서 내려온 주된 배경에는 형 조현식 전 고문과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서 패배한 후 경영 배제된 조 전 고문이 소액주주와 연대해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어서다. 예컨대 조 전 고문은 지난해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상법 규정을 근거로 한국앤컴퍼니의 이사 보수 한도 증액 안건에 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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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조 회장 측은 "절차적 논란으로 회사 전체가 소모전에 빠지는 상황을 방지하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본연의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 전 고문 측의 문제 제기로 이사회 독립성과 순수성까지 훼손되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이 미등기 회장 임무만 수행하게 되면서 한국앤컴퍼니 이사회는 종전 6명(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에서 5명(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으로 축소됐다. 여기에 더해 기존 사내이사인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의 임기가 이달 만료되는 만큼 이사 총수는 4명으로 줄어든다.


한국앤컴퍼니의 신규 사내이사 후보는 김준현 경영총괄 부사장과 박정수 재무기획실장 전무이며, 사외이사 후보는 이행희 전 한국코닝 대표이사와 여치경 종합법률사무소 대표, 김유니스경희 우영산업 대표이사(주주제안) 3인이다. 이 회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3명 이상, 15명 이내로 구성할 수 있다. 이사 후보 5인이 모두 선임될 경우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6명 총 9명으로 이사회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


◆ 사내이사 후보 김준현·박정수 '재무 전문가'…박종호 대표 전공도 '재무'


주목할 부분은 사내이사 후보 2인 모두 '재무통'이라는 점이다. 1973년생인 김 부사장은 오리지널 '한국타이어맨'은 아니다. 그는 삼일회계법인에서 7년간 근무한 뒤 CJ그룹으로 이동했다. 지주사 CJ㈜에서 재무전략팀, 재무팀, 재경실 재무운영담당, 재경실장 등을 거쳤다. CJ제일제당에서는 경영지원실장으로 회계와 재무, 인사, 노무, 교육 등을 관리했다. 사실상 경력의 대부분이 재무·회계와 연관돼 있는 것이다. 이후 김 부사장은 지난해 한국앤컴퍼니로 자리를 옮겨 경영총괄 겸 미래전략실 임원을 맡고 있다.


1971년생인 박 전무는 10년간 LG전자 미주본부 금융센터장을 지낸 뒤 2014년부터 한국타이어 재무팀에서 일했다. 이 시기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온시스템 지분을 취득했으며, 10년 만인 2024년 한온시스템 인수서에 도장을 찍었다. 재무회계담당 임원과 재계회계부문장을 거쳐 재무기획실장에 오른 박 전무는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 작업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앤컴퍼니 김준현 부사장·박정수 전무 프로필. (그래픽=신규섭 기자)

이들 사내이사 후보 2인의 선임안이 가결될 경우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는 기존 박종호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해 총 3인 체제로 운영되게 된다. 박 사장 역시 재무회계 전문가라는 점은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그는 국세청과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며 미국 공인회계사(CPA)를 취득했을 뿐 아니라 한국타이어에서 기획재정부문장과 재경본부장으로 일했다.


이처럼 한국앤컴퍼니가 사내이사진을 '재무사단'으로 꾸린 이유로는 총수 공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파악된다. 오너 경영이 일시적으로 멈춘 상황에서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무 관리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글로벌 경제 침체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가중 등이 맞물리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곳간 관리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앤컴퍼니가 사법 리스크로 인한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받고 있다는 점도 있다. 재무 전문가인 만큼 투명한 회계 처리와 보수적인 자금 운용 등으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사수 늘리고, 보수는 감액…질적 성장 위한 곳간 관리 해석도


독특한 부분은 한국앤컴퍼니 이사회 규모가 33%가량 확대되지만, 이사 보수 한도는 70억원에서 50억원으로 30% 가까이 삭감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기 주총이 종료되면 이 회사 이사회는 2명 늘어난 총 8명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2025년 12월 신설된 보상위원회를 중심으로 임원보상체계에 따라 사내이사의 인센티브와 사외이사의 고정연봉 예상액 등을 합산해 보수 한도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등기임원 사임과 마찬가지로 불필요한 보수 논란을 지우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 같은 비용 통제는 한국타이어 자회사로 편입된 한온시스템의 재무 정상화에 더해, 그룹사 전반으로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경영 목표와도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한국앤컴퍼니 정기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과 사외이사 후보(김유니스경희) 1인 선임 안건이 주주제안으로 상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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