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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아틀라스 양산으로 생태계 구축 시동
김정희 기자
2026.01.30 07:00:16
2028년까지 3만대 생산 체제 갖춰…제도 정비 등 정부 차원 지원 필요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9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은 더 이상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국가 안위와 경제 주권을 지킬 전략 자산이자, 꺼져 가는 제조업에 다시 불을 지필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로봇 전쟁의 골든타임을 사수할 마지막 승부수는 결국 낡은 규제를 걷어낸 '특구(特區)'에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테슬라 '옵티머스'와 맞붙을 현대차그룹 '아틀라스'부터 생존을 위해 로봇 기업으로 변신하는 부품사의 사투, IPO(기업공개)와 동반성장펀드로 이를 뒷받침하는 자본의 흐름까지 치열한 로봇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 본다.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 사업 타임라인. (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2028년까지 연 3만대 규모 로봇 생산 체제를 갖춰 로보틱스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 연구 단계에 머물렀던 로봇을 산업 현장에 직접 투입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 센터와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등을 세워 로봇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행보가 국내 로봇 산업이 산업화 단계로 넘어가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도 함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현대차그룹 연 3만대 생산 체제 마련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을 포함한 주요 생산 거점에 단계적으로 도입해 나갈 계획이다. 아틀라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BD)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미국 CES에서 해당 로봇을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56개의 자유도(DoF)를 갖춰 사람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DoF는 'Degrees of Freedom'의 약자로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움직이거나 변할 수 있는 변수의 개수를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통해 인간 중심의 AI 로보틱스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로봇이 단순 운반 기능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사람과 같이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지능형 파트너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현대차의 CES 주제가 2022년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에서 올해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 바뀐 것이 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는 제조 환경을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인간과 로봇의 협업을 현실화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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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투자를 펼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전동화,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총 50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 생태계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맡을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국내에 세운다.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 센터를 통해 로봇의 완성도 및 안전성을 검증해 실제 산업 현장 투입 전 신뢰성을 최종 검증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를 활용해 확보한 고객 맞춤형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도 함께 설립한다. 이를 통해 그룹은 사업 영역을 자체적인 로봇 제품 생산부터 제조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까지 확장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AI 모델 학습 및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고전력 'AI 데이터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AI 데이터센터는 피지컬 AI 로봇, 자율주행차 등에서 생성되는 AI 학습 데이터 저장이 가능한 페타바이트(PB)급 데이터 저장소를 확보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축적해 온 글로벌 제조 전문성과 최고 수준의 신뢰·안전을 갖춘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관련 양산 및 상용화를 추진하겠다"며 "AI 로봇 생태계는 자동차 생산 인프라와 노하우, 그룹사의 다양한 기술 역량에 기반한 엔드 투 엔드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AI 로보틱스는 인간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앞장선 현대차…정부 지원 뒷받침 돼야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계획이 국내 로봇 산업 성장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공격적인 투자가 중견·중소 협력사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지난달 31일 내놓은 '로봇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로봇 산업 관련 기업 중 98%는 중소기업이다. 이를 고려하면 선도 기업의 투자는 사실상 생태계 저변을 넓히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로봇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투자는 부품·소프트웨어·장비 등 공급망 전반으로 발주가 늘어나며 동반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 로봇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실증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얼마전까지 도입이 제한됐다는 점 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연구개발(R&D)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민간의 선도 투자에 맞춰 정부의 제도 정비와 로봇 특구 지정 등 인프라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로봇 사업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서 정부의 R&D 지원 정책, 기업의 국산화 채택 및 육성을 위한 부품 및 모듈사와의 협업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로봇 산업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로봇 산업은 기존 산업용 로봇에서 휴머노이드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인프라 형성을 위한 지원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 중심의 규제 역시 로봇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과 연구형 모델. (사진=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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