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글로벌 앱 마켓 플랫폼인 구글이 국내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앱에 대해 차단 정책을 시행했지만 실제 앱 퇴출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책상 기준은 명확히 제시됐으나 앱 성격과 신고 여부를 둘러싼 검증 절차가 병행되면서 집행은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간 모습이다.
구글은 지난 14일 '가상자산 거래소 및 소프트웨어 지갑 정책'을 개정하고 28일부터 각국 규제를 준수하지 않는 가상자산 앱에 대해 차단 정책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앱의 경우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완료해야 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구글플레이에서 검색·다운로드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정책 공지 당시에는 바이낸스, 바이비트 등 국내에 신고하지 않은 해외 대형 거래소 앱이 28일부터 일괄 퇴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 21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해외 거래소 빙엑스(BingX) 앱이 차단되며 플랫폼 차원의 강경 대응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랐다.
당시 구글 측은 "1월 28일부터 정책에 부합하지 않아 한국에서 차단되면 신규 이용자 설치는 불가능해진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책 시행일 이후에도 구글플레이에서는 일부 미신고 가상자산 거래소 앱이 여전히 다운로드 가능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구글이 해당 앱이 가상자산 거래소 또는 지갑 서비스에 해당하는지, 국내 FIU 신고 대상인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특히 빙엑스의 경우 미신고사업자로 국내 수사기관 통보가 이뤄진 개별 사안이기 때문에 애플이 선제적으로 차단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다수 해외 거래소 앱에 대해서는 정책 기준에 따른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며 이 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순차적인 차단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구글의 정책 변경은 국내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른 단발성 조치라기보다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규제 법안인 미카(MiCA)가 올해부터 국가별로 순차 시행되면서 미등록 가상자산사업자뿐 아니라 이들의 앱 유통을 허용한 플랫폼에 대한 책임 문제도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MiCA 자체는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CASP)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법으로 앱스토어 등 플랫폼을 직접 제재하는 조항을 담고 있지는 않다. 다만 각국 감독당국이 미인가 사업자에 대해 서비스 접근 제한을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앱스토어와 같은 플랫폼이 차단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여기에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 등 다른 규제 체계가 결합되면서 플랫폼 책임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감독당국이 불법 서비스로 판단한 가상자산 앱에 대해 삭제나 접근 제한을 요청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플랫폼이 불법 서비스 유통을 방치했다는 책임을 물을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구글과 애플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규제 준수 여부를 보다 엄격히 따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책 시행으로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에 대한 반사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해외 거래소를 활용해온 국내 투자자들의 이용 환경이 점진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신규 이용자 설치 제한'이 먼저 적용되면서 유입 경로가 좁아지고, 이후 검증 결과에 따라 차단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정책 기준은 명확히 제시됐지만 실제 차단 시점과 범위는 검증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당분간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가상자산 앱 차단 정책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게 맞지만 앱 성격과 FIU 신고 대상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절차가 필요해 즉각적인 일괄 차단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순차적인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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