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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구명줄, 누구를 위한 대출 감독인가
딜사이트 박관훈 차장
2026.01.28 08:25:13
영세상인 현실 외면한 '고금리 대출' 잣대…금융 소외계층 사지 내몰아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7일 08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관훈 차장] 쿠팡파이낸셜의 '판매자 성장 대출'이 결국 멈춰 섰다. 금융감독원이 '폭리'와 '고금리 장사'라는 칼날을 치켜든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당국은 시중은행 평균 금리보다 높다는 점을 문제 삼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사뭇 다르다. 마지막까지 기댈 곳을 찾던 저신용 소상공인들에게 이번 중단 조치는 보호가 아닌 '사망 선고'에 가깝다.


이 상품은 태생부터 일반 금융권과는 궤를 달리한다. 이용자의 60%가 신용등급 6~10등급의 저신용자이며, 그중 20%는 2금융권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8~10등급이다. 담보도 없고 신용도도 낮은 이들에게 연 18.9%라는 금리는 언뜻 가혹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부실 위험을 온전히 민간 기업이 떠안고 무담보로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를 감안하면, 이를 시중은행의 7%대 금리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금리가 아닌 '상환 방식'에 있었다. 매출의 일정 비율만 상환하고, 매출이 없으면 상환 의무도 유예되는 매출 연동형 상환(RBF) 방식은 영세 판매자들에게 실질적인 안전망 역할을 했다. 연체 이자도,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는 이 모델은 미국 아마존이나 페이팔 등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한 대안 금융의 핵심이다. 서류 수십 장을 내고도 거절당했던 이들에게 클릭 몇 번으로 자재비를 구할 수 있게 해준 이 시스템은 단순한 대출 이상의 '기회'였다.


하지만 당국은 플랫폼 기업의 '우월적 지위'와 '고금리'라는 프레임을 씌워 압박을 가했다. 소비자 보호라는 명분은 화려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 계층의 선택지를 아예 없애버린 셈이다. 제도권 금융이 품지 못하는 한계 차주를 민간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지원하던 통로가 막히면서, 이들은 이제 더 높은 이자의 불법 사금융이나 카드론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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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것은 수치상의 금리 인하 압박이 아니라, '금융 사각지대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다. 서민금융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 오히려 서민의 자금줄을 끊는 역설적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당국이 정해놓은 금리 가이드라인이 시장의 리스크 비용을 무시한 채 강요될 때, 금융 약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대안 모델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금융 감독의 목적은 시장의 건강한 작동과 약자 보호에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안 없이 몰아붙인 이번 조치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화려한 수사 뒤에 숨은 규제의 역설이 소상공인들의 삶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국의 냉철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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