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하나증권이 여의도 사옥에 대한 우선매수선택권을 이미 행사한 가운데 매각 수익자인 코람코더원리츠는 거래가격을 높이기 위한 공개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하나증권은 10년 만에 다시 안방 점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원매자가 제시한 가격이 너무 높아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정든 사옥을 떠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최근 누적된 투자 손실을 이익으로 상계해 버티는 상황이라 높은 재인수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거라는 설명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람코더원리츠는 오는 3월 12일 내로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사옥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달 입찰 공고를 낸 뒤 3월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미 하나증권은 지난달 우선매수선택권을 행사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람코가 공개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해당 가격과 감정평가액 평균 중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15년 약 4300억원에 하나증권 사옥을 인수한 뒤 리츠 자산으로 편입했고, 이를 담은 코람코더원리츠는 2022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하나증권은 2020년 장기 임차 계약을 맺으며 주요 임차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한은 2030년까지 연장됐다.
해당 빌딩은 지하 5층~지상 23층 규모로 대지면적 7570㎡(2289.93평), 연면적 6만9826㎡(2만1122.45평)다. 하나증권과 계열사, 3M, 인텔 등이 입주해 있다. 업계는 매각가를 3.3㎡당 3200만~3500만원으로, 합산할 경우 6759억~7393억원대로 추정한다. 지난해 감정평가액은 7136억원(3.3㎡당 3378만원)에 책정됐는데 취득가 대비 2800억원 가량 상승했다.
이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의도(YBD) 권역 오피스 거래 사례를 살펴보면, 작년 2분기 현대차증권의 경우 빌딩 평당 약 2900만원, 재작년 4분기 미래에셋증권 여의도사옥 평당 약 3150만원, 지난 2022년 3분기 원센티널(신한금융투자타워) 평당 약 3020만원에 매각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하나증권 빌딩은 입지 및 규모 측면에서 최근 거래 자산 대비 우위에 있으며, 용적률 여유 등 추가적인 개발 잠재 가치가 내재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매각가는 평당 3200만 원 이상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원매자로는 신한자산운용,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키움증권, 마스턴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등이 거론된다. 각 사마다 전략적 목적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신한자산운용은 부실채권(NPL)과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심 투자에서 코어 오피스 자산으로 확장하는 상징적 거래로 삼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인접한 한국투자증권 사옥과의 통합 개발 시너지를 노린다. 두 부지를 연계 개발할 경우 여의도 TP타워보다 큰 복합 오피스 조성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한국금융지주는 사옥 공간 부족으로 일부 계열사 인력이 FKI타워 등 본사 인근에 분산 근무 중이다.
키움증권은 중장기 자산 확보 차원에서 검토하는 후보로 언급된다. 현재 키움파이낸스빌딩 재건축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이전 또는 자산 운용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마스턴자산운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여의도 권역 프라임 오피스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의 연장선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삼성SRA자산운용도 그룹 계열 부동산 운용 역량을 활용해 대형 코어 자산 편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물이 주목받는 이유는 입지와 개발 잠재력이다. 5·9호선 여의도역과 버스환승센터에 인접했고, 한국부동산원 기준 여의도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4.5% 수준으로 낮다. 현재 용적률은 약 580.48%로 국제금융중심지구 개발 인센티브 적용 시 재건축 과정에서 법정 최대치인 1200%까지 확대 가능해 추가 개발 가치가 크다.
하나증권의 최종 인수 여부는 변수로 남아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을 전략적 거점 확보 기회로 보고 쉽게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매수선택권 구조상 공개입찰을 통해 형성된 가격과 감정평가액 평균 중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인수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그룹 차원의 자산 전략이 반영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하반기 본사를 청라로 이전하는 가운데 IB 조직의 여의도 거점 유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나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합병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해당 사옥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여의도에서 이 정도 규모의 신규 매물은 사실상 희소 자산"이라며 "현재 상태로도 우량 오피스인데 개발까지 가능해 인수하려는 여러 전략적투자자(SI)들이 굉장히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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