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산업은 엔데믹 이후 불황기에 접어들며 IP 성장 전략 및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흥행 가능성이 엿보이는 프로젝트 투자 비중을 높이고, 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는 개발·운영 단계와 상관 없이 과감히 정리했다. 주요 게임사의 2020년대 'IP 흥망성쇠'를 짚어보며 장르·플랫폼 다각화 전략을 중간점검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이 어디에서 나올지 조망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네오위즈가 최근 3년 동안 모바일 플랫폼 및 역할수행게임(RPG)을 중심으로 게임을 다수 정리하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2023년 'P의 거짓' 흥행 이후 비수익 장기 서비스를 종료하고 PC·콘솔 중심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는 추세다. 올해는 글로벌 인지도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거점 재정비에도 이목이 쏠린다.
◆'전략 RPG 명가' 발돋움했지만 매출 다변화는 숙제
28일 게임업계 및 딜사이트 자체 조사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2023~2025년 약 3년 사이 7종의 게임을 정리했다. 2023년 '킹덤 오브 히어로즈:택틱스 워'를 시작으로 ▲브라운더스트 스토리(2022~2024) ▲마스터 오브 나이츠(2022~2024) ▲브라운더스트(2017~2024) ▲천계 패러독스(2023~2024) ▲마석기사단(2022~2025) ▲기타소녀(2020~2025) 등을 차례로 서비스 종료했다.
네오위즈의 IP 흥망성쇠는 2020년대 모바일 플랫폼 및 역할수행게임(RPG) 시장의 쇠퇴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 서비스 종료한 게임 7종 중 힐링 방치형인 '기타소녀'를 제외한 나머지 6종은 모바일 전략 RPG 계열이었다.
네오위즈는 2010년대 후반 핵심작 '브라운더스트' 시리즈를 중심으로 전략 RPG를 다수 개발했다. 특히 2018년 '킹덤 오브 히어로즈'로 라인업을 넓히며 전략 RPG 개발 역량을 입증했다. 장르 특성상 초기 진입장벽이 높지만 독특한 전략성으로 고정 이용자층을 확보했다.
기세를 몰아 2022년 '마스터 오브 나이츠'로 쐐기를 박으려 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엔데믹 이후 시장 트렌드가 모바일에서 콘솔로 급격히 움직이며 이용자 수요가 줄어든 것이 이유였다. 여기에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 또한 이탈을 가속화한 요인이 됐다.
글로벌 진출을 통한 수익성 확대를 노렸으나, 한국 및 일본 중심 수익 구조에 대한 의존도만 높아진 것도 한계로 지적됐다.
수익성이 굳건한 웹보드 게임 '피망' 라인업에 힘입어 실적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매출 다변화는 숙제로 떠올랐다. 웹보드 게임의 특성상 정부 규제가 강하고, 성장 한계가 뚜렷했던 탓이었다. 콘솔 시장에 진출한다는 큰 방향은 2010년대부터 수립돼 있었지만, 네오위즈로썬 전략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P의 거짓' 흥행 이후 포트폴리오 재편…해외 거점도 2곳 정리
2023년 선보인 소울라이크 게임 'P의 거짓'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출시 5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 700만명을 돌파하며 현금창출력과 수익성, 성장성 및 활동성 등 주요 지표 개선에 기여했다.
2023년 네오위즈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21억원으로 전년인 2022년(280억원) 대비 157%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순이익률은 2022년 4.5%에서 2023년 12.7%, 자기자본 순이익률은 2.9%에서 8.8%로 올랐다. 매출액 증가율은 12.8%에서 24.1%로, 총자산 증가율은 -2.5%에서 19.9%로 뛰었다.
자연스럽게 네오위즈의 체질을 모바일 RPG 중심에서 콘솔 중심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비수익성 장기 서비스를 정리한 후 신작 및 PC·콘솔로 사업 노선을 튼 것이다. 기존 내수 중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벗어나 서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고, 인디게임 발굴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김승철 대표 또한 최근 미국 기술전문매체 인버스(INVERSE)와의 인터뷰에서 'P의 거짓'에 대해 "네오위즈의 전환점이 된 중요한 작품"이라며 "모바일 게임과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는데 집중했던 회사의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바꿨다"고 언급했다.
올해는 글로벌 진출에 힘을 실어 회사의 해외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해외 이용자 대다수가 'P의 거짓'은 인지하고 있으나, 개발사인 네오위즈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브랜드 전략 수립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네오위즈의 2024~2025년 해외 법인 청산 이력에서도 엿보인다. 네오위즈는 2024년 2분기 중국 현지 법인 '네오위즈게임즈 차이나'에 이어 지난해 3분기 홍콩 법인 '네오위즈 아시아'를 정리했다. 전체 6곳의 해외법인 중 중화권에서의 철수가 두드러진다. 이는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비롯한 중국내 규제를 넘어서지 못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글로벌 사업 중심축을 옮기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네오위즈는 ▲일본법인 '게임온' ▲대만법인 '네오위즈 타이완' ▲홍콩법인 '네오위즈플레이스튜디오 홍콩' ▲미국법인 '네오위즈 산타모니카' 등 4곳을 운영 중이다. 'P의 거짓'의 글로벌 수요 지표를 감안하면, 게임 이용자 층이 탄탄한 서구권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 자원을 한 곳으로 집중시킴과 동시에 중화권 사업 거점을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게임 규제 장벽이 낮은 대만으로 옮기려는 것"이라며 "대만법인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기반을 유지하고, 미국법인을 중심으로 서구권 진출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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