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서울–세종 고속도로 붕괴사고를 공동으로 시공한 현대엔지니어링과 호반산업의 정부 안전관리 수준 평가 결과가 엇갈렸다. 동일한 공사 현장에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주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최하위 등급을 받은 반면 컨소시엄 참여사인 호반산업은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건설사 안전관리 수준 평가에서 서울–세종 고속도로 붕괴사고의 주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최하위 등급인 '매우 미흡'을 받았다. 반면 공동 시공사인 호반산업은 최고 등급인 '매우 우수'를 유지했다.
두 건설사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9공구 공사를 공동으로 수행했다. 해당 공사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했으며 시공은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맡았다. 공사 지분율은 현대엔지니어링 62.5%, 호반산업 37.5%다. 지난해 2월 25일 해당 공사 현장에서 교량 구조물이 붕괴되면서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는 등 총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평가는 국토안전관리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했다. 사망자 수는 평가 점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으로, 공공 발주 현장뿐 아니라 민간 현장을 포함해 해당 건설사가 수행 중인 모든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가 반영된다. 사망자가 7명 이상일 경우 최저 등급이 부여되며 사망자 수에 따라 등급이 단계적으로 하향되는 구조다. 안전 관리 수준 등급은 ▲매우 미흡 ▲미흡 ▲보통 ▲우수 ▲매우 우수 등 5가지로 분류된다.
평가 결과가 갈린 배경에는 현행 국토교통부 안전관리 수준 평가 기준이 작용했다. 공동 시공 현장에서 중대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사고 지표가 주관 시공사에만 반영됐다.
국토교통부는 공동도급 공사라 하더라도 안전 관리 사고 지표를 주관 시공사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세종 고속도로 붕괴사고로 발생한 사망자 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평가에만 반영됐다.
이에 같은 현장에서 사고를 겪은 두 건설사는 향후 공공공사 수주 과정에서 엇갈린 안전관리 평가의 영향을 받게 됐다. 호반산업 역시 사고와 관련해 행정·법적 책임을 분담하고 있지만 수주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안전관리 평가는 주관 시공사에만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평가에서 가장 하위에 있는 '매우 미흡' 등급을 받으면서 향후 공공공사 입찰 과정에서 불이익이 불가피해졌다. 국토교통부 안전관리 수준 평가는 공공공사 PQ(사전적격심사)와 시공능력평가 신인도 항목에 반영되는 지표로 활용된다.
반면 해당 공사를 공동으로 수행한 호반산업은 이번 평가에서도 '매우 우수' 등급을 유지하며 향후 공공공사 수주 과정에서 상대적인 경쟁 우위를 이어가게 됐다. 호반산업 외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은 두산건설과 동부건설, 남양건설, 서한 등 5곳 뿐이다. 특히 호반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으며 이는 호반산업이 유일하다.
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는 "안전관리 수준 평가는 주관 시공사인 대표사만을 대상으로 한다"며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이 대표사이고, 호반산업은 부관사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자 수 역시 대표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기준으로 등급 산정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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