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 실적을 책임지는 핵심 3사(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일제히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합산 매출 36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미국 관세와 일회성 비용 등 수익성 하락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도 선방하며 7%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줄줄이 '최대 매출' 경신…관세 리스크 뚫은 '믹스 개선' 효과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86조2545억원과 영업이익 11조467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6.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매출 114조1409억원과 영업이익 9조781억원을, 현대모비스는 매출 61조1181억원과 영업이익 3조3575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와 현대모비스 역시 매출은 6.2%, 6.8%씩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기아는 28.3% 줄었으며, 현대모비스는 9.2% 늘었다. 이에 3사 합산 매출은 6.4% 성장한 361조5135억원으로 나타났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 이상씩 위축된 23조9035억원, 21조5837억원에 그쳤다.
눈 여겨 볼 대목은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를 대부분 충족시켰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성장률을 전년 대비 5~6%로 설정했으며, 영업이익률 목표치는 6~7%로 제시했다. 이 회사의 2024년 실적으로 역산한 결과 매출은 184조~185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1조~13조원 수준으로 목표치를 맞췄다. 기아 역시 매출 목표는 달성했다. 하지만 수익성 하락에 따라 이익률은 약 3%포인트(p) 미달했다.
현대차그룹 핵심 3사가 지난해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 속에서도 공격적인 외형 확대를 일군 배경으로는 고부가 제품 판매 호조를 꼽을 수 있다. 예컨대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413만8389대를 판매했는데, 전년 대비 0.1% 줄어든 숫자다. 하지만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친환경차 판매 실적은 오히려 30% 가까이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전기차(EV)는 27만5669대, 하이브리드차(HEV)는 63만4990대가 팔렸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CFO)은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비우호적인 대외 여건에도 공격적이고 유연한 생산 판매 전략을 펼쳤고, 북미 시장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연간 100만대 초과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며 "HEV는 글로벌 수요 확대에 발맞춰 라인업을 다변화하면서 판매 호조세를 이어갔는데,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3%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2분기부터 본격적인 미국 관세 리스크가 반영됐음에도 영업이익 하락폭을 최소화했다고 분석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관세 부과에 따라 각각 4조1110억원, 3조930억원 합산 기준 7조2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반영됐다. 단순 계산으로 해당 손실액을 영업이익에 이입하면, 현대차그룹 3사의 영업이익률은 9%에 근접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 복합적 경영 위기, 차별화 경쟁력으로 돌파…親주주 기조 '유지'
현대차그룹 3사는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신흥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거시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3사는 대내외 복합적인 경영 리스크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근원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치밀한 내부 진단, 과감한 혁신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전년(417만대)보다 소폭 축소한 415만8300대로 설정했으며, 매출 성장률 목표는 오히려 1~2% 높게 잡았다. 아울러 영업이익률 목표는 6.3%~7.3%다. 이 CFO는 "지난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영향으로 전기차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고, 지난해 4분기는 재고 부담을 완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 같은 노력이) 올 1분기 실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기아는 ▲판매 335만대 ▲매출 12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 ▲영업이익률 8.3%를 제시했다. 판매 대수의 경우 전년도 목표(321만6200대)보다 10.4% 확대된 숫자다. 기아는 제품 믹스와 ASP 개선에 다른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친환경차 판매 확대와 다각도의 비용 절감 노력을 동시 이행한다는 구상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사 일감 의존도를 낮추면서 내실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 3사 중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상승한 곳은 현대모비스가 유일하다.
현대모비스가 비교적 미국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던 요인으로는 북미 전동화 공장의 본격 가동에 따른 현지 조달 능력이 향상이 있다. 또 전장 부품 등 고부가가치 부품의 판매가 확대된 점도 거론된다. 여기에 더해 현대모비스가 논캡티브(비계열) 수주를 대폭 확대하면서 모기업의 원가절감 압박이 낮아지고, 고객사 다변화로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편 현대차그룹 3사는 올해 주주환원 기조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약 4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해당 매입분은 임직원 보상 목적 없이 올해 중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기아는 경영 성과 뿐 아니라 주주 이익 환원을 동시에 추구하는 동반 성장 기조를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4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한다. 현대모비스도 기 발표한 주주환원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기 위해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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