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편입은 동양생명에 새로운 기회이자 시험대다. 인사 재편과 자본 구조 변화, 방카슈랑스 위축과 수익 둔화, 그리고 ABL생명과의 통합 가능성까지. 외형은 커졌지만 체력은 충분한지, 통합은 시너지가 될지 부담이 될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딜사이트는 동양생명의 지배구조 변화와 재무 구조, 수익 기반, 통합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우리금융지주 편입 이후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은행 연계 보험 판매) 비중이 오히려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은행계 금융지주 편입 시 기대되는 '계열 시너지 확대'와는 상반된 흐름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행의 수익성 방어를 위해 지주 차원에서 속도 조절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24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 비중은 9.38%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4.69%) 대비 5.3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은행계 보험사로서 기대됐던 채널 확장 효과가 가시화되지 못한 셈이다. 연말 기준 세부 채널 비중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우리금융의 은행 수익성 관리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 방어가 그룹 차원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면서, 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 보험 판매 확대에 신중한 접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구조적으로 방카슈랑스 채널의 주력 상품인 저축성 보험은 예금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 만약 만약 동양생명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고금리 저축성 보험을 공격적으로 판매할 경우, 우리은행의 수신 이탈을 자극할 우려가 있고 이는 그룹 차원의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은행이 예금금리를 인상해 대응하면 NIM이 축소되는 '자기 잠식' 우려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지주사가 은행의 마진 방어를 최우선 순위에 두면서, 결과적으로 동양생명의 전통적 강점인 방카 채널 영업력이 위축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를 단정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 보험 판매는 연중 상시로 진행하기 보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시기를 조절하는 측면이 있다"며 "지주 편입 후 외형 확대 보다는 재무 건전성 확보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주사는 대신 계약서비스마진(CSM)에 유리한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과거 방카 채널을 통해 저축성 보험 비중이 높았던 영업 구조를 단기간에 전환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동양생명의 2025년 3분기 누적 전체 수입보험료는 3조29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4.9% 감소했다. 연말 기준으로는 4조33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0% 증가에 그쳤다. 외형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된 모습이다.
이는 수익성 약화와도 맞물린다. '영업 채널 위축→신계약 감소→CSM 축소→자본 축적 여력 약화'라는 연결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건전성을 후순위채로 방어하는 상황에서 영업 기반까지 약화될 경우 자본 관리 부담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보험료 감소는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비중을 축소한 데 따른 것"이라며 "올해는 장기납 및 건강보험 등 보장성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 체질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그룹 차원의 지원 방향성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증권 계열사 육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험 계열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동양생명은 지주사의 직접적인 유상증자 없이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을 관리해 왔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비교할 때 자본 확충 방식에서 '자체 조달' 비중이 높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향후 완전자회사 전환(상장 폐지) 과정에서도 유사한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통상 공개매수 등을 통한 지분 확보에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재무 여건을 감안할 때, 지주사가 직접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동양생명의 배당 여력을 활용하는 방식이 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동양생명 입장에서는 영업 확대 여력이 제한되는 동시에 배당 부담까지 확대되는 이중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과거 대주주 리스크 해소하며 재도약을 노렸으나, 지주사 체제 하에서 오히려 운신(전략적 선택)의 폭이 좁아진 느낌"이라며 "은행 예대마진 방어 논리에 종속될 경우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자체 영업 성장성이 둔화된 상태에서 추가적인 통합 비용과 자본 부담까지 떠안을 경우, 그룹 내 보험 부문의 전략적 위상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작년 실적 하락은 지난 2024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전속 채널 확대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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