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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딜레마…리픽싱 조항에 흔들리는 경영권
이세정 기자
2026.02.19 07:02:10
③시리즈 투자 유치, 전환가 하향 조정 옵션…7% 연복리 상환 압박 속 재무적 한계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2일 12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위킵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아기 유니콘' 위킵에게 기업공개(IPO)는 피할 수 없는 숙제라 할 수 있다. 위킵이 시리즈 투자를 유치하며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계약 조건이 전형적인 '상장 강제형' 구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위킵의 유동성 흐름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해당 RCPS가 사실상 독소 조항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업가치를 높이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 경영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위킵이 핵심 사업을 풀필먼트로 공식 전환한 시점은 2016년이다. 회사는 출범 직후부터 '중소 셀러'를 집중 공략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설립 3년차인 2018년 이커머스 누적 고객사는 100곳을 돌파했으며, 연평균 68%씩 거래처를 늘린 결과 지난해 3600곳으로 확대됐다. 대외적 기회 요인도 뒷받침됐다. 쿠팡과 티몬, 위메프 등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시기였던 만큼 대기업 제조사보다는 중소·영세 셀러 중심으로 협업 관계를 구축한 위킵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위킵은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으며 2018년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해당 시리즈에는 KB증권과 TS인베스트먼트, 대경인베스트먼트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가했다. 이듬해에는 네이버에서 25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기도 했다. 위킵은 2021년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성공시켰으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스톤브릿지, 스틱벤처스 등 7개 기관이 라운드에 참여했다. 지속적으로 외형을 확장해 나가던 위킵은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아기유니콘200 육성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 RSPC 발행 옵션에 리픽싱…최대주주 지분 희석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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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킵은 공개적으로 IPO와 관련된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회사가 시리즈 투자를 받으며 찍은 RCPS 관련 옵션을 살펴보면, 상장을 목표로 세밀하게 설계돼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위킵은 2019~2020년과 2021년에 각각 1차, 2차 RCPS를 발행했는데, 전환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리픽싱'이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다.


위킵 투자 유치 현황. (그래픽=김민영 기자)

예컨대 전환권과 관련된 조항에는 '회사가 상장(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 또는 주상장법인(스팩 포함)과 합병할 때 공모단가의 70%가 기존 전환가액을 하회할 경우 전환가액을 공모가의 70%로 조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투자자가 상장 과정에서 시가보다 비싼 가격에 주식을 취득하게 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풀이된다. 시리즈 투자의 전제 조건이 상장인 데 더해, 상장 당시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더라도 투자자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실제로 1차 RCPS의 발행가액은 주당 16만8000~19만5270원이며, 2차 RCPS 발행가액은 1차 대비 최대 5배 증가한 82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전환가액은 최초 발행가액이다. 단순 계산으로 위킵의 공모가를 주당 80만원에 가정하면, 투자자는 전환가액의 70% 수준인 56만원에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특히 투자자는 전환가액 하락에 따라 동일한 자금으로 더 많은 주식수를 가져갈 수 있다. 현재 이 회사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장보영 대표이사(43.01%)다. 자본금 6억5079만원과 액면가 5000원으로 추산한 위킵의 발행주식수는 총 13만158주다. RCPS 잠재 물량은 총 5만8375주로 계산된다. 위킵의 공모가가 RCPS 발행가보다 높게 형성되더라도 장 대표의 지분율은 20%대로 낮아진다.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만약 공모가가 20만원 미만으로 떨어진다면 장 대표 지분율이 19% 수준에 머물게 되는 터라 경영권을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 제무체력 부족한데…'연복리 7%' 투자금 상환 우려, IPO 강행 불가피


아울러 투자자들은 위킵이 상장 적격성을 충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1·2차 RCPS 모두 2021년 기준 영업이익이 15억원 미만일 때 전환가액을 각각 13만8500원, 8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항목을 넣었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통상 일반기업은 법인세차감전 계속사업이익(EBIT) 20억원을 맞춰야 한다. 위킵은 일반상장이 아닌 기술특례상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보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위킵의 수익성과 지속성을 위해 15억원이라는 숫자를 못 박아 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위킵이 2021년 영업적자 약 4억원을 기록한 만큼 전환가액은 떨어졌다.


위킵 최대주주 지분 변동 예상표. (그래픽=김민영 기자)

1차와 비교할 때 2차 RCPS 발행가격이 급격히 늘었다는 점도 유의미한 부분이다. 1년 새 기업가치가 대폭 오른 배경에는 IPO 시장에서 높은 공모가를 산정 받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어서다. 여기에 더해 투자자들은 위킵 RCPS 발행 3년 이후부터 연복리 7%의 이자를 포함한 투자금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복리는 매년 발생하는 7%의 이자가 다음해 이자에 가산되는 방식인데,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이 길어질수록 막대한 규모의 이자가 붙게 된다.


임계점에 도달한 위킵의 재무 상태를 감안하면, 투자금 반납보다는 상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위킵의 유동비율은 2022년 26.1%에서 2023년 16.1%, 2024년 10.5%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대비 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를 의미하는데, 100% 미만일 경우 상환 부담을 해소할 수 없는 상황으로 분류된다. 순이익이 흑자를 내긴 했지만, 이자보상배율이 턱없이 낮아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위킵 측에 IPO 추진 시점과 외부에서 유치한 투자금 규모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장보영 위킵 창업주 겸 대표이사. (출처=위킵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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