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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대출사에서 '피보팅'…나홀로 매출 역성장
이세정 기자
2026.02.19 07:00:17
①3200개 화주 확보에도 월평균 매출 34만원, '소형 셀러' 한계…성장동력 상실 위기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2일 12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킵 화성 풀필먼트 센터. (출처=위킵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풀필먼트 기업을 지향하는 위킵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성공적인 피보팅(사업 방향 전환) 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실적 측면에서는 좀처럼 반등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쟁 풀필먼트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거래액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반면, 위킵은 핵심 지표인 매출이 뒷걸음질 치면서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P2P 대출 회사서 2016년 물류대행사로…매출 줄고 수익 늘고


위킵의 전신은 2013년 설립된 온라인 P2P(개인간) 금융 대출 서비스 업체인 '하나스'다. 창업주인 장보영 대표는 국내 최초의 동산 담보 대출형 플랫폼인 '키핑펀드'를 론칭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기존에는 신용을 기반으로 대출이 진행됐지만, 키핑펀드는 명품 가방과 시계, 귀금속, 자동차 등을 담보로 잡았다.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투자자도 유치했다.


하나스가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장 대표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한다. 2016년 6월 론칭한 명품 전문 거래폼 '위킵'이 대표적이다. 고객이 명품을 담보로 맡기면 전문감정사가 감정해 안전한 직거래 판매를 유도할 뿐 아니라 해당 명품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연 최대 10%의 수익률을 보장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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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물류 산업의 높은 성장성을 간파하고 같은 해 8월 금융업 대신 물류업으로 정체성을 바꿔 나갔다. 쿠팡과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한 만큼 중소 셀러 공략에 나선 것이다. 물류보관과 포장, 배송을 대행하는 3자물류(3PL)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이어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중소 셀러에 동산을 담보로 받아 투자자를 매칭했다. 그 결과 위킵은 출범 2년 만인 2018년 누적 고객사가 100곳을 넘겼다.


위킵 주요 연혁. (그래픽=김민영 기자)

위킵은 단순 풀필먼트를 넘어 냉동·냉장 서비스(콜드체인)와 화물 중개·운송 서비스로까지 영역을 넓혔으며, 2022년 기업소모성 자재(MRO) 기업 2곳(한선기업, 더미납)을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꾀했다. 또 전담 매니저를 각 셀러들에 배정한 점은 차별화 강점으로 꼽힌다. 나아가 위킵은 2021년 네이버의 데이터 기반 통합 물류 관리 플랫폼인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에 소속되며 빠르게 사세를 키웠다.


실제로 위킵은 2020년 말 기준 매출은 62억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124억원 ▲2022년 132억원 ▲2023년 146억원으로 연평균 40%씩 증가했다. 다만 수익성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위킵의 영업이익은 8473만→마이너스(-)4억→-21억→-3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공격적인 인프라 확장 결과 매출은 급증했지만, 대규모 투자와 운영비 부담이 덩달아 확대되며 적자 기조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 '외형' 중요한 스타트업…매출 축소 배경엔 '부실 고객사 이탈'?


문제는 위킵의 외형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스타트업 특성상 성장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시장 내 입지가 약화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2024년 말 기준 위킵의 별도기준 매출은 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감소했다. 연결기준으로 보더라도 229억원에서 175억원으로 23.6% 위축됐다.


대기업을 제외한 핵심 NFA 중 매출이 줄어든 풀필먼트 업체는 위킵이 유일하다. 예컨대 파스토의 경우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4.5% 성장했으며, 두핸즈와 아워박스는 각각 53%, 51%씩 불어났다. 이 시기는 이른바 '티몬 사태'가 발발하면서 대체 플랫폼으로 네이버가 주목 받은 때다. 네이버의 해당 사업부 매출이 15% 성장하면서 NFA 매출 실적도 대부분 증가했다.


위킵 실적 추이. (그래픽=김민영 기자)

위킵 고객사가 2024년 말 기준 3200개를 돌파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역성장이 의아하다는 게 중론이다. 단순 계산으로 위킵 매출에 대입하면, 고객사 1곳당 연간 매출은 약 412만원(매달 34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위킵이 극소형 셀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는 의미로, 대형 화주 부재와 소형 셀러의 한계를 보여 준다. 아울러 위킵이 고객사를 늘리기 위해 주7일·자정 주문 마감시 익일 배송 서비스 '위킵24시'와 카페24 '매일배송' 서비스 공식 풀필먼트 파트너사로 합류하는 등 공세적인 영업을 펼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매출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서는 위킵 매출이 감소한 주된 요인으로 일감 축소 등을 꼽고 있다. 기존 고객사의 주문량이 줄어들거나, 더 낮은 단가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위킵이 2024년 흑자로 돌아서며 영업이익(5억원)을 달성한 것을 두고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기 위해 저효율 물량을 걷어낸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하지만 대손상각비는 1700만원에서 1억원으로 6배 이상 늘어났다. 대손상각비는 고객사에서 회수하지 못한 물류비 손실을 의미한다. 위킵의 경우 부실 고객사가 이탈하며 발생한 미수금이 상각 처리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수익성 개선이 체질 개선에 의한 결과라기 보다 '비자발적 정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딜사이트는 위킵 측에 지난해 실적과 대손상각비 지출 사유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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