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재정모펀드 위탁운용사(GP) 1차 서류 심사에서 첫번째 관문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라는 타이틀과 그룹 수장의 정무적 영향력도 운용 이력 부족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가리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산업은행이 발표한 2026년 국민성장펀드 재정모펀드 위탁운용사 서류심사 결과 예선에 참가한 5개사 가운데 미래에셋운용을 제외한 신한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 한국성장금융, 한화자산운용 등 4개사가 나란히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결과는 사실상 4개 분야(산업지원·집중지원·초장기기술·국민참여형)에 각각 1곳의 GP를 뽑는 사업 구조상 서류 탈락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뒤엎은 것이다. 산은이 미래에셋을 서류 단계에서 컷오프 시킨 것은 AUM 1조원 이상 등 형식적인 지원 요건 충족 여부를 넘어 정책 자금 운용의 적정성을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서류 접수 과정에서 미래에셋이 보여준 이례적인 폐쇄성은 업계의 의구심을 키워왔다. 다른 후보들이 직간접적으로 서로 동향을 파악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한 것과 달리 미래에셋은 지원 여부조차 철저히 비밀에 부치며 수면 아래의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폐쇄적인 태도를 두고 국민성장펀드에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된 박현주 회장이 이해상충 가능성에 노출될 것을 실무진이 경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정무적인 이유 외에도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모펀드 운용 경험 부족을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했다. 미래에셋은 이번 공모에서 지난 2024년 흡수합병한 멀티에셋자산운용(옛 산은자산운용)의 과거 정책 펀드 운용 이력을 내세웠다. 멀티에셋은 옛 산은자산운용으로 산업은행으로부터 펀드를 위탁받아 운용한 이력이 있다. 이후 미래에셋에 인수되면서 해당 사업 이력이 현재의 하우스로 승계된 터였다.
그러나 당시 산업은행 자금을 운용했던 인력이 현재 조직에 남지 않은데다 정책 펀드를 가동할 조직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비하다는 점은 큰 결핍으로 지적됐다. 업계 관계자는 "형식적인 경력 요건은 충족했을지 몰라도 정책금융 현장의 맥락을 이해하는 조직 역량이 충분히 검증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현주 회장이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 민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략위원회는 펀드 운용 방향과 산업 지원 전략 전반에 대한 자문 기구로 박 회장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함께 민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심사에 오히려 독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이해상충 논란이 가장 클 가능성이 높은 미래에셋을 애초 서류 단계에서 탈락시키는 것이 정무적 부담을 덜어낼 묘수였을 거라는 해석이다. 정통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조기에 이탈하면서 남은 4개 운용사가 각각 4개 트랙을 하나씩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서류심사에 통과한 4개사에 대한 현장실사와 구술심사(PT)는 이달 말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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