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한화자산운용은 이번 국민성장펀드 재정모펀드 선정전에서 서류심사를 통과한 운용사 가운데 가장 집약적인 정책모펀드 운용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데 이어 사장이 직속으로 국민성장펀드추진단을 신설해 운용사 선정전에 대비해왔다. 그룹 차원에서도 김동관 부회장의 특명 아래 이재명 정부의 정책에 부합할 사업에 집중한 결과 이번 경쟁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가다.
이 하우스는 향후 절차에서도 긴 업력과 산업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운용 조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국산업은행이 중시하는 정시성과 정합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며 신임을 얻고 있다.
◆ 1호 정책모펀드…국민성장펀드 1호 GP 도전
한화운용은 국내 1호 정책모펀드 위탁운용사(GP)다. 가장 빨리 시장에 발을 들인 만큼 관련 시장에서 적잖은 노하우를 쌓아왔다. 하우스는 지난해 초부터 일찍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지난해 6월 새 정부가 들어서자 7월에 이미 정책모펀드 운용 경험이 있는 인력을 중심으로 사장 직속 국민성장펀드추진단을 신설해 이번 레이스에 대비했다.
추진단장은 사모펀드(PE)와 인프라 투자 경험이 있는 풍부한 신승수 글로벌대체투자본부장이 맡았다. 그는 정책모펀드 운용을 민간 모펀드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출자자(LP)인 정부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인력을 사전 차출해 추진단에 배속했고 전문성을 키워 신속하고 정확한 정부 대응이 이뤄지도록 했다.
TF는 지난해 7월 재정펀드운용팀으로 확대 개편돼 이준표 팀장이 조직을 총괄한다. 조직은 한 해 동안 신규 펀드를 단 한 개도 결성하지 않고 오직 국민성장펀드 모펀드 공고만을 기다려왔다. 회사 차원에서 정책 모펀드 시장을 조명하고 접근법을 고민하기 위해서다. 재정펀드운용팀은 이 팀장을 비롯해 총 4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들은 모두 지난 4년간 하우스에서 정책 모펀드를 직접 운용해 온 이들이다. 경쟁사 대비 절대인원은 적지만 각 운용 펀드에 공을 들여 지난해 산업은행으로부터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운용은 2022년 혁신성장펀드(뉴딜펀드)에 선정돼 정책모펀드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뉴딜펀드를 포함한 국민참여형펀드 2개와 기후환경에너지부의 '한화녹색ESG펀드' 등 4개의 정책 모펀드를 운용해 지난해 2개를 청산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는 산업은행이 지원 자격으로 '국내' VC·PE 모펀드 운용 경험을 내거는 바람에 일부 펀드를 이력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한화녹색ESG펀드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정책펀드로 해외 투자로 집계된 상태다.
민간 모펀드 운용 경험이 없어 신한·우리자산운용에 비해 트랙레코드가 밀린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집중지원 정책성펀드와 ▲초장기기술투자펀드 부문에서만큼은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 두 부문을 1지망과 2망으로 출자사업에 지원했다. 운용했던 3개 모펀드가 모두 멀티에셋유형이라서다. 집중지원 정책성펀드는 스케일업, AI·반도체, 지역전용 총 3가지로 한화운용이 운용했던 멀티에셋 유형 펀드들과 결이 비슷하다. 그룹 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세미텍 등 방산·반도체 등 계열사가 있어 이들과 긴밀한 소통으로 초장기기술투자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낼 거로 평가된다.
◆ 유일한 SI…계열사 지원우려 해결해야
한화운용은 신한·우리운용 등이 계열사로 은행을 둔 것과 달리 산업계 모그룹을 가진 자산운용사로 이번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전폭적인 지원 공세를 퍼붓는 상황에서 이들을 따돌릴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때문에 방산이나 반도체 등 그룹 계열사를 시너지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다른 지원사와의 가장 결정적인 차별점으로 전략적투자(SI) 계열 펀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이 점이 서류 통과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준표 재정펀드운용팀 팀장은 "이번 재정모펀드 GP는 일반적인 정부가 원하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며 "한화운용은 계열사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시장에 관한 정보나 관심이 타 금융 계열 하우스와 비교해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간접투자 부문인 만큼 정책 목표를 이해하고 시장 방향성을 읽어내며 자펀드를 리드할 수 있느냐가 평가의 주요점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우리가)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산업 계열사를 지닌 점을 우려 섞인 시각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국민성장펀드에 큰 관심을 보이는 만큼 한화운용이 계열사 후방 지원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가 밀어주는 12개 첨단산업군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지닌 운용사들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산업 펀드를 집중적으로 조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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