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빗썸이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에 따른 책임을 통감하며 "금융서비스업에 준하는 규제 및 내부통제를 갖춰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이재원 빗썸 대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대상으로 '빗썸 오지급 사태'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앞서 빗썸은 6일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 지급 과정에서 '원' 단위를 '비트코인' 단위로 잘못 입력하며 보유물량 대비 15배 가량 많은 60조원 규모의 코인이 오지급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빗썸 시스템·내부통제 미흡 '한 목소리'…이재원 대표도 인정
이날 긴급현안질의에선 여·야 의원들이 빗썸 및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미흡 여부에 대한 날 선 지적을 쏟아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빗썸의 내부 시스템 곳곳에 존재하는 허점을 꼬집으면 빗썸의 관리 역량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금융사 못지 않은 대규모 자산을 관리하면서도 내부 시스템은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타 거래소들은 5분마다 코인 물량 정합성을 확인·조정하며 괴리를 최소화 해왔지만 빗썸은 한참 뒤떨어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 이벤트 중엔 특정 계정을 만들어 지급 코인만큼만 집어넣고 그 한도 내에서만 운영하는 게 상식선이지만, 빗썸은 이벤트 계정마저 생성하지 않아 코인이 62만개나 배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일반 회사에도 거래 규모에 맞춰 다층적인 시스템을 가동할텐데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가 62만개의 코인을 대리급 담당자가 전결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아직도 놀랍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현재 가상자산을 실시간 감독·확인 중이긴 하지만 지급·보유 물량에 대한 크로스체크 시스템과 한도계정 분류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던 점은 인정한다"며 "다중 결제 시스템의 경우 운영시스템 상에서 거래 시스템과 병행하고 있었는데 새 시스템 반영 과정에서 관련 시스템이 누락됐다"고 말했다.
◆지급의무확인제(POL) 도입 등 금융기관에 준하는 규제 필요
민병덕 의원은 시스템 미흡을 꼬집으며 '지급의무확인제(POL)'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POL은 실제 보유자산과 지급자산 총액의 정합성을 검증하는 절차다.
민 의원은 "대리급 직원 1명의 실수로 60조원이 지급된 사태"라며 "존재하지 않는 유령코인이 장부상 생성됐다. 내부통제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업비트는 5분 단위로 정합성을 점검하고 이더리움은 12초 간격으로 확인한다. 반면 빗썸은 하루 단위"라며 "POL 기술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입법 과정에서 은행 중심 기조가 부상하면서 행위 규제 자체가 전무해진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장부상 숫자에 대한 탐지·통제 시스템이 미흡했던 점을 뼈져리게 인식하고 있다. 피해자 구제 방안도 금융당국과의 조사 결과를 통해 폭 넓게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금융사에 준하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금융서비스 업자에 준하는 규제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이에 준하는 내부통제 시스템 갖춰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빗썸 측에서 금융기관에 준하는 규제를 받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선 피해 기준이 모호한 만큼 보상 범위를 한층 유연하게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빗썸 측은 1788개의 비트트인 매도 과정서 발생한 패닉셀 및 30여건의 강제청산 사례를 구제 대상으로 보고 있다.
신 의원은 "빗썸은 이번 사태로 내부 시스템과 운영체계 전반에 오류가 존재해 왔다는 점을 한 번에 보여줬다. 소비자 보호관련 규제와 내부 토제를 금융기관과 동일하게 받겠다고 약속해야만 사과가 성립된다"며 "중간에 패닉셀이 발생한 점을 인정할 정도로 차단·보고가 늦어진 만큼, 보상 시점 및 규모를 한층 늘려야 한다. 110% 보상안 등으론 책임 축소·회피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 과거 오입금 사례 도마…이찬진 위원장 "사업자 갱신도 고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 빗썸의 운영 미흡 사례를 들며 혁신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빗썸은 2018년 이더리움 기반 ERC20 토큰 입금처리 과정에서 일정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로 입금처리를 강행해 일부 이용자 지갑에 오입금하는 사례가 있었다. 당시 빗썸은 네트워크 혼잡에 따른 가스비 급증으로 거래 실패·취소 가능성이 있는 미확정 거래를 블록체인사 검증 없이 입금처리했다는 게 김 의원측 주장이다.
김 의원은 "당시에도 빗썸은 이용자들에게 언론플레이를 통한 반환 요구를 단행했다. 문제는 시스템 결함인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보니 또 다시 비슷한 사태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건는 규모가 커 눈에 드러났지만 이전에도 내부에서 소량씩 조작했을 가능성이 없진 않다"며 "이에 대해 금융당국에서도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과거 사례에 대해선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과거 데이터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발 빠른 재발방지책 마련을 주문했다. 사안의 중대성에 기반해 가상자산사업자 갱신 과정 등도 손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1억원 이내면 충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 해 마케팅에만 1900억원대를 집행하지 않냐"며 "해외선 준비금 증명 등이 이뤄지고 있다. 빗썸도 장부상·온체인상 자산이 1대1 매칭되는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찬진 금감원장은 "현재 이용자 가상자산 중 80%를 인터넷과 분리해 보관하도록 돼있는데 앞으로 나머지 부분까지 더 신경쓰겠다. 1대1 전수조사도 이어갈 방침"이라며 "사업자 갱신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최종 판단하겠지만, 금감원서도 현재 상황 종합 고려해 신중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