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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 보고까지 왔는데…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없었다
임초롱 기자
2026.02.10 07:00:21
핵심 입법 12개 중 7개 담당…리더십 공백 우려
이 기사는 2026년 02월 09일 06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업무현황보고를 하고 있다. (제공=뉴스1)

[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위원회 주요 국·실장급과 함께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 나서며 총 12건의 주요 입법 추진사항을 보고했지만,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법안을 실무적으로 총괄해야 할 자본시장국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나 행정 공백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주요 국·실장급들이 국회 업무보고에 함께 배석한 이후에도, 자본시장국장은 통상 의원 보좌진과의 실무 협의와 입법 조율을 통해 행정부와 입법부 간 소통을 이어가는 핵심 창구 역할을 맡아왔다.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할 국장급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은 단순한 인선 지연을 넘어 입법 추진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진행된 정무위 업무보고에는 자본시장국장이 배석하지 못했다. 통상 금융위원장이 국회 업무보고에 참석할 경우 주요 실·국장들이 함께 자리해 정책의 실무적 근거와 실행 방안을 설명해 왔지만,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자본시장 관련 핵심 입법 과제를 총괄할 책임자가 사실상 빠진 채 보고가 이뤄진 셈이다.


문제는 국장급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본시장국 전반에서 인사 공백과 인력 불안정성이 누적되며 조직의 정책 집행 역량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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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국에는 자본시장과, 자산운용과, 공정시장과, 자본시장조사총괄과, 자본시장조사과 등 5개 과와 회계제도팀이 소속돼 있다. 외부 이탈로 공석이었던 자산운용과장 자리는 약 2주 전 최치연 과장이 전보 발령되며 채워졌고, 지난 6일 부이사관·서기관급 승진 인사를 통해 서지은 서기관이 자본시장과에 배치됐다. 다만 핵심 보직 공백을 사후적으로 메우는 방식의 인사로는 산적한 입법 과제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내부에서 제기된다.


이 같은 인선 공백 속에서도 이억원 위원장이 국회에 보고한 12건의 입법 과제 중 자본시장법 5건, 외부감사법 1건, 회계기본법 1건 등 총 7건은 자본시장국 소관이다. 입법 과제 수 기준으로만 보더라도 자본시장국이 이번 정무위 업무보고의 중심 축이었던 셈이다.


구체적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기업 간 합병 시 공정가액 적용 및 외부평가 의무화 ▲기업공개(IPO) 시장 건전성 제고를 위한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 ▲미공개정보 이용 사전 예방 장치 마련 ▲상장회사 임원의 중요 전과 공시 의무화 ▲금융보안 사고 발생 시 금융회사 책임 강화 ▲사모펀드 GP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해관계 조정과 시장 파급력이 모두 큰 사안들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교한 정책 설명과 지속적인 협의가 필수적인 과제들이다.


외부감사법에는 회계부정 제재 강화 후속 조치가, 회계기본법에는 조직 유형과 관계없이 재무제표 작성·외부감사·공시·감독 전반에 적용되는 보편적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회계·감독 체계 전반을 손질하는 고난도 입법이라는 점에서 실무 총괄 부재의 부담은 더욱 크다는 평가다.


결국 이번 입법 과제 대부분은 자본시장 신뢰도와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요약된다.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린 자금을 증시로 유입시켜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체력을 강화하겠다는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으며,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했던 '코스피 5000' 공약의 구조적 기반을 마련하는 성격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자본시장국장 인선은 청와대 차원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추진해야 할 입법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국장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자본시장국 전반의 의사결정과 대외 협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금융위 내부에서는 자본시장국 이동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근 재정경제부 국제금융 라인이 원·달러 환율 관리 책임을 지고 대규모 인사 교체를 겪었던 전례가 있어서다. 이미 '코스피 5000'을 달성한 상황에서 향후 지수 하락이나 변동성 확대가 발생할 경우 정치적·정책적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권 핵심 공약과 직결된 부서일수록 성과 실패 시 책임이 집중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본시장국을 둘러싸고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근 과장급 인사들의 잇따른 이탈로 국장급 승진 후보군 자체가 줄어든 점도 인선 지연의 배경으로 꼽힌다. 고위 공무원의 공공기관 이동 관행이 사라진 데다, 대관 역량을 중시하는 민간 금융회사로의 이동 수요가 늘면서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자산운용과장 자리는 전임자가 증권사 이직을 위해 재취업 심사를 받으며 공석이 됐고, 최근에도 과장급 공무원들의 재취업 심사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금융위가 국민성장펀드추진단을 신설하며 4개 과를 추가하고, 기획재정부·청와대와의 교류 인력이 확대되면서 내부 인력난은 더욱 심화된 상태다. 조직 외형 확대와 달리 핵심 정책을 떠받칠 실무·중간 관리자층은 오히려 얇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력난으로 업무 집중도가 가속화하고 있어 업무 피로도가 상당한 가운데 최종 연봉이 수억원씩 격차가 발생하는 민간 금융회사로의 이동 수요가 주니어급 위주로 만연해 있다"며 "주니어급에서 이직을 시도하거나 허리급에서는 민간 금융회사로부터 제의를 받게 되면 떠나는 분위기가 이전보다 잦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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