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2025년 VC 회수 시장에서 유일한 3000억원대 회수 실적으로 왕좌를 차지했다. 장기 침체기를 겪던 바이오 섹터와 신성장 분야에서 조기 회수 전략을 구사하면서 베테랑의 관록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9일 딜사이트 VC 리그테이블(PE 제외)에 따르면 에이티넘은 지난해 총 3113억원의 회수실적을 기록해 2위 한국투자파트너스(2560억원)를 550억원 이상 격차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성과의 핵심 동력은 2023년 말 86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초대형 펀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이 마련했다. 에이티넘은 초대형 펀드와 그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통상 최소 4~5년이 소요되던 회수 시간에 대한 패러다임을 깨고, 투자 2~3년 만의 조기 회수 전략을 꺼내들었다. 실제 이 하우스는 해당 펀드 결성 약 2년 6개월 만에 납입 원금의 35%인 1800억원 이상을 출자자(LP)들에게 분배했다. 통상 펀드 결성 5년 차가 지나야 유의미한 배분이 시작되는 관행을 깬 파격적인 속도다. 실제로 이 펀드의 DPI(납입 원금 대비 분배율)는 0.35배로 글로벌 VC 상위 10%의 평균치(0.02배)를 17배 이상 웃돌았다.
회수 실적은 바이오와 K-뷰티 섹터가 견인했다. 특히 에이비엘(ABL)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3조7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기업가치가 급등하자 전략적인 중간 회수를 통해 6배에 육박하는 수익을 확정한 결정이 컸다. 여기에 매출 6500억원을 달성하며 약 2456억원에 매각된 K-뷰티 브랜드 '스킨1004'의 운영사 크레이버코퍼레이션 엑시트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지투지바이오 역시 7배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텐배거(10배 수익) 반열에 올랐다.
에이티넘은 오랜 기간 원펀드 전략을 고수하며 운용 효율을 극대화해왔다. 펀드 수는 5개에 불과하지만 운용자산(AUM)은 2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러한 집중 투자와 회수 관리 역량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 에이티넘은 3D 디지털 패션 솔루션 '클로버추얼패션'을 10년간 보유하며 성공적으로 엑시트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아시아 최대 시상식인 'AVCJ 어워드 2025' 회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는데, 한국 VC가 이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에이티넘의 성과는 거래 구조 설계부터 회수 타이밍 포착까지 철저히 계산된 실행력이 만든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티넘은 단순히 빠른 회수가 아닌 최적의 가치 실현 시점을 포착하는데 탁월하다"며 "대형 펀드의 조기 분배 능력을 증명한 만큼 향후 펀드레이징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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