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애정하던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매입 2년 만에 시장에 내놨다. 안정적으로 매장 수가 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음에도 파이브가이즈를 매각하는 이유는 갤러리아 명품관에 거액의 리모델링 비용을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조원에 가까운 현금 지출을 앞두고 '선택과 집중'을 위해 눈물의 매각을 택했다는 시장의 평가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17일 파이브가이즈 매각 우선협상자로 H&Q에쿼티파트너스를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갤러리아는 2023년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사업권을 확보한 뒤 100%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설립해 같은 해 6월 서울 강남에 1호점을 열었다.
파이브가이즈는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해 국내에 도입한 미국 버거 브랜드로 현재 서울역·용산·여의도·강남·압구정·판교·광교 등에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김 부사장은 브랜드 검토부터 계약 체결까지 전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 오픈 당시 기자간담회에도 직접 참여한 김 부사장은 '경쟁사로 생각하는 곳이 있냐'는 질문에 "강남역에 많은 버거집에서 여러 차례 먹어봤지만 경쟁 상대라고 생각되는 곳은 전혀 없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판권 확보 3년 차에 접어들며 에프지코리아의 실적도 안정화되는 추세다. 에프지코리아는 작년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42억원에서 82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처럼 김 부사장의 애정이 담겨있고 수익성이 담보되는 사업임에도 이번 매각 절차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 5개월 만에 MOU가 체결됐다. 거론되는 매각가는 현재 에프지코리아의 장부가상 자산가치인 210억원의 3~4배 수준인 600억~80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파이브가이즈를 매각한 이유를 오는 2027년부터 2033년까지 약 9000억원을 갤러리아 명품관에 투입해야 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압구정 갤러리아는 대표적인 부촌에 자리잡고 있어 국내 최고 수준으로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지만 영업면적(2만7438㎡)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8만6500㎡)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또 건물은 이스트(EAST), 웨스트(WEST) 2개동이나 되지만 지하주차장 공간은 이스트 1개층 뿐이다. 이에 한화갤러리아는 리모델링을 통해 명품관의 영업면적을 현재의 2배가 넘는 5만9504㎡로 늘리고 지하주차장 공간도 확보할 계획이다.
문제는 1조원에 가까운 비용 부담이다.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401억원이며 이자 발생 부채는 4857억원에 달한다. 반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억원에 불과해 영업만으로는 투자비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김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 매각 자금을 비롯 한화갤러리아가 보유한 1조원대 부동산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한화에너지 지분 매각 자금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사장은 한화에너지 보유 지분 15%를 재무적 투자자(FI)에 매각해 8250여억원의 유동성을 마련했고 증여세를 납부하고 남는 금액을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백화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현재 한화갤러리아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명품관 재건축"이라며 "조금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고민하다 매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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