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정창선 중흥그룹 창업회장의 별세로 지분 상속이라는 과제가 남았지만 그룹 지배구조는 큰 흔들림 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상속 과정에서 일부 지분의 이동이 있더라도 그룹 경영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겸 대우건설 회장을 중심으로 단일 지배 체제가 공고히 구축돼 있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 창업회장은 별세 전 따로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지분 승계 방식 역시 사전에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창업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법정 상속 비율에 따르거나 상속인 간 협의를 거쳐 분할될 예정이다.
현재 유가족들은 향후 경영 방향을 논의 중이며, 지분 처리 방안도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슬하에 장녀 정향미 씨(60), 장남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겸 대우건설 회장(58), 차남 정원철 시티건설 회장(57) 등 2남 1녀를 두고 있다. 상속인은 아내 안양임 씨를 포함해 4명이다.
정 창업회장의 별세로 지분 상속이 과제로 남아 있지만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정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를 정점으로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이미 완성돼 있어 상속 비율이나 방식과 관계없이 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원톱 체제'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상속 과정에서 일부 지분 이동이 발생하더라도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중흥그룹은 정 부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주요 계열사가 연결된 구조다. 중흥토건이 대우건설 등 핵심 회사를 거느리며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단기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이어진 승계 전략의 결과물이다. 정 창업회장은 생전 승계를 염두에 두고 비상장사인 중흥토건을 집중적으로 키웠다. 그룹 내 일감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외형 성장을 지원했는데, 실제 중흥토건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수의계약을 통해 계열사 물량을 확보하며 급격히 몸집을 불렸다. 그 결과 그룹의 모태인 중흥건설을 넘어서는 핵심 회사로 자리 잡았다.
자산 규모에서도 지배력 이동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5년까지만 해도 비슷했던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자산총액은 이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2020년 기준 중흥건설 자산총액이 8539억원에 그친 반면 중흥토건은 2조400억원으로 약 2.4배 수준까지 확대됐다. 계열사 역시 중흥토건 산하로 재편되면서 그룹의 실질적인 중심축이 중흥토건으로 이동했다. 2022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에도 중흥토건이 40.6%, 중흥건설은 10.15%를 각각 확보했다.
이후 2025년 1월 지주회사 체제가 공식 완성되면서 정 부회장이 지배하는 중흥토건을 정점으로 한 구조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2023년 1월 중흥토건을 일반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지분 정리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주회사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 지분을 확보하는 작업을 마쳤다.
이미 형제자매 간 계열 분리도 일찌감치 마무리됐다. 차남 정원철 회장이 이끄는 시티건설은 지난 2017년 중흥그룹 지배구조에서 완전히 분리됐다. 시티건설은 중흥토건·대우건설로 이어지는 그룹 핵심 지배구조와는 별도의 계열로 독립 운영되고 있고 중흥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교차 지분 관계도 정리된 상태다. 사실상 장남에게 그룹의 핵심 자산과 지배력을 집중시키는 한편, 차남이 이끄는 시티건설은 독립 경영의 기반을 마련하도록 역할을 분리한 것이다.
장녀 정향미 씨는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는 대신 남편인 김보현 씨가 대우건설 대표이사를 맡는 형태로 간접적인 연결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4년 12월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돼 실무 경영을 맡고 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생전에 유언장은 없었으며, 지분 처리 방식은 추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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