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중흥그룹 창업주 고(故) 정창선 회장은 고졸 목수로 건설업에 발을 들인 뒤 그룹을 재계 20위권으로 성장시키며 무에서 유를 창출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현장과 사람을 중시하며 내실 경영을 강조해 중흥그룹을 일군 그는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한국 건설업을 대표하는 1세대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정 회장은 무일푼에 가까운 상태에서 건설업에 뛰어들어 중흥그룹을 국내 대표 중견 건설그룹으로 키워낸 자수성가형 경영인으로 평가 받는다.
1942년 음력 12월 4일 광주에서 태어난 정 회장은 19세에 목수로 건설업에 입문했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1983년 중흥건설의 전신인 금남주택을 설립했고, 1989년 사명을 중흥건설로 변경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아파트 브랜드 '중흥S-클래스'를 선보이며 주택사업에 집중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주목하지 않던 지방과 공공택지 사업을 공략하며 사세를 키웠고 특히 세종시 공공택지 사업은 중흥건설을 중소 건설사에서 중견 건설사 반열로 끌어올린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정 회장의 경영 철학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3불 원칙'이다. 업무용이 아닌 자산은 사지 않고, 보증은 서지 않으며,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은 수주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그는 매달 수년치 자금계획을 직접 점검하며 현금 흐름을 관리했고, 철저한 재무 통제와 현장 중심 경영을 통해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 인생의 최대 전환점은 대우건설 인수다. 중흥그룹은 2021년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인수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이후 2022년부터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들어갔다. 이 인수로 중흥그룹은 자산 규모 20조원이 넘는 대기업 집단으로 확대됐으며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재계 순위도 기존 47위에서 20위로 27계단 상승했다.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중흥그룹은 광주·전남 중심의 지역 건설사를 넘어 전국 단위는 물론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인수 당시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5위의 메이저 건설사였던 반면 중흥토건은 17위, 중흥건설은 40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후 중흥그룹 전체의 외형은 급격히 확대됐고 대우건설 역시 그룹 편입 이후 시너지 효과를 내며 시공능력평가 기준 3위권으로 올라서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렸다.
정 회장은 중흥과 대우 간의 '화학적 결합'을 중시했다.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한편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중흥의 '중흥S-클래스'와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를 통합하지 않고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외사업 확대 역시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기존 광주·전남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중동·동유럽·동남아 등 해외 인프라·플랜트 시장으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장남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은 대우건설 회장으로서 전면에 나서 대우건설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와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원전·플랜트·대형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 나서며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지역 사회 공헌에도 적극적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및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내며 지역 경제 현안에 목소리를 냈고 광주FC 후원과 장학사업, 지역 언론사 인수 등을 통해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강조했다. 중흥장학회를 설립해 다수의 학생을 지원했으며 카이스트에 300억원을 기부하는 등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도 힘을 보탰다.
기업 이익의 사회적 환원을 몸소 실천해 온 정 회장은 2026년 2월 2일 오후 11시 40분, 광주 전남대학교병원 학동병원에서 지병으로 치료를 받던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정 회장이 생전 중흥건설 지분 76.74%, 중흥주택 지분 94.65%, 중흥건설산업 지분 81.66% 등을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상속 절차를 거치며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지분 정리와 승계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인은 슬하에 장녀 정향미 씨(60)와 장남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중흥그룹 부회장·58), 차남 정원철 시티건설 회장(57) 등 2남 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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